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삶과 문화] 레저도시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삶과 문화] 레저도시

입력
2008.01.24 14:52
0 0

쿠데타로 집권한 군부독재정권은 여러 가지 새로운 시도를 하는데, 그 중 하나가 지방자치제의 폐지다. 지방자치가 복권되는 데는 그로부터 무려 27년이나 걸렸다. 1987년 유월항쟁이 승리한 그 이듬해인 1988년의 일이다.

■ '호반의 도시' 춘천의 탈바꿈

그러나 자치권 없는 지방자치라는 비판을 받는 등 많은 문제점에 직면하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많은 지방자치단체들은 앞 다투어 지역발전을 위한 갖가지 계획을 입안하고 실행에 옮기면서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 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새로운 시도는 레저도시 춘천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춘천을 한적하고 낭만적인 호반의 도시라고 생각한다. 청정도시라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지역 간 무한경쟁의 시대에 여타 지역과 춘천을 차별화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나온 발상의 전환점이 여가였다.

이미 유엔의 여가관련 자문기구인 세계여가기구(World Leisure Organization)로부터 2010년 월드 레저총회(World Leisure Congress)를 유치하였으며, 총회 개최에 필요한 컨벤션센터와 숙박시설에 대한 민자 유치, 그리고 월드레저공원 건설에 필요한 국비와 도비를 확보하였다.

또한 신개념의 레저스포츠대회인 레저경기대회(Leisure Games)를 조직하여 시범경기를 성공리에 마쳤으며, 그 경기장인 레저스포츠타운을 착공하였을 뿐만 아니라 총회와 대회의 성공 개최에 필요한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해 레저경영대학원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재미와 활력이 넘치는 역동적인 레저도시로 거듭나고자 하는 춘천의 노력이 돋보이는 것은 이때까지의 제한적 성공 때문이 아니다. 발상의 전환, 그 자체에 있다.

여가를 지역발전의 키워드로 설정하여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가장 세계적인 새로운 도시(레저도시 춘천)를 만들겠다고 한 것이 그렇고, 메가이벤트(월드 레저총회)를 유치함으로써 도시이미지 전환에 들어가는 엄청난 비용과 시간을 단번에 해결한 것도 그러하거니와, 단 한 번으로 끝나고 마는 메가이벤트 개최 이후에도 지속적인 지역발전을 기대할 수 있도록 레저스포츠를 경기대회(레저게임스)로 조직한 것도 그러하며, 여가라는 새로운 개념으로 지역발전을 구현하는 것은 시설이라기보다 그 시설을 경영할 전문인력(레저경영대학원)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점도 그렇다.

지난 목요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전국을 5대 광역경제권과 2대 특별광역경제권으로 재편하는 '창조적 광역발전 전략'을 발표했다.

지방자치제 시행 이후로 증폭된 수도권과 지방의 대립을 지양하고, 공공기관 이전 등 분산에 무게를 두었던 참여정부의 정책과도 차별화하면서, 지구지방화(glocalization)하는 전세계적 흐름과도 어깨를 나란히 하는 야심찬 구상이다. 이에 따르면 레저와 관광을 6대 낙후지역 신발전사업으로 분류하고 있다.

과연 여가산업이 낙후지역 신발전사업으로 적합할까? 아직도 값싼 노동력에 기반한 장시간 노동으로 변화를 도모하려는 비용전략(cost strategy)으로 현실을 외면하려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된다.

■ 새 정부 레저정책 새 발상을

전체적인 리모델링에 들어간 라스베이가스와 사막에 레저낙원을 건설하고 있는 두바이를 보라! 이미 세계는 무한레저경쟁에 돌입했다. 여가산업의 전ㆍ후방 연쇄효과가 그만큼 크다는 뜻이다.

그런 만큼 레저를 통한 지역개발 또는 국가경쟁력 제고는 지방과 국가의 운명을 건 차별화전략(differentiation strategy)의 경연장이 되고 있다. 차기정부의 여가정책에 대한 발상의 전환을 기대한다.

<저작권자>

최석호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 레저경영연구원장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