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 LG필립스LCD(LPL) 등 경쟁관계에 있던 대기업들이 일본에 맞서 공동으로 반도체 및 LCD 장비 등을 개발한다.
산업자원부는 24일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테라비트급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용 원천기술을 공동 개발하기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테라비트는 1만2,500년치 신문기사, 50만곡의 MP3 음악파일, 1,250편의 DVD 영화를 저장할 수 있는 용량이다.
이에 따라 양 사는 향후 2년 동안 90억원을 들여 주기적 기술 교류, 연구성과 교차 평가 등에 대해 협력하기로 했다. 양 사는 또 정부가 추진해온 전원 공급이 중단돼도 자료가 사라지지 않는 테라비트급 비휘발성 메모리 관련 특허도 구매했다.
이번 제휴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 확대를 꾀하는 일본업체들에 맞서기 위한 조치다. 도시바, NEC, 후지쯔 등 일본 반도체 3사는 2006년부터 차세대 메모리로 꼽히는 수직자기형 비휘발성 메모리(STT-MRAN) 반도체 개발에 30억엔을 투입하는 등 국가적 차원에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PL도 LCD 장비 및 소재업체들과 함께 유기 발광 다이오드(OLED)의 핵심 유기재료와 디지털 노광기 등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OLED 핵심 유기재료 개발사업은 소재업체인 에스에프씨가 주관하며 삼성과 LPL이 함께 참여하고 있다. 노광기는 LCD 제조시 포토 마스크에 빛을 쪼여 유리기판에 회로를 그려주는 장비다.
LCD 분야는 국내 기업들이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장비인 노광기는 일본 니콘과 캐논이 독점하고 있으며 소재인 OLED 발광재료도 80%를 일본 기업이 생산하고 있다. 산자부 관계자는 “이번 공동 연구개발은 원천기술 확보를 위해 앞으로 보다 확대 추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희원 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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