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난해 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모토로라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모토로라는 지난해 휴대폰 부문 매출이 190억달러(18조120억원)로 전년 대비 33% 감소했고 12억달러(1조1,37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는 내용의 실적을 발표했다. 휴대폰 판매량도 연간 1억5,900만대에 그쳐 2위 자리를 삼성전자에 내주고 3위로 주저 앉았다.
반면 삼성전자는 휴대폰 부문의 매출, 영업이익, 판매량에서 모두 모토로라를 누르고 노키아에 이어 사상 처음 세계 2위가 됐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휴대폰 부문 실적은 매출 18조3,700억원, 영업이익 2조1,200억원, 판매량 1억6,100만대다. 판매량 격차는 200만대에 불과했지만, 영업이익이 3조원 이상으로 벌어졌다.
삼성전자의 약진은 인도 중남미 등 신흥시장 중심으로 중ㆍ저가폰 판매를 늘린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 4분기 연속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판매량과 매출이 모두 증가했다.
이에 비해 모토로라는 2004년 출시돼 전세계적으로 1억대 이상 팔린 '레이저' 휴대폰 이후 이렇다 할 인기품목을 내지 못한 것이 패인이 됐다. 그렉 브라운 모토로라 사장도 "휴대폰 사업의 회복이 예상보다 오래 걸릴 것"이라며 "제품 포트폴리오를 개선하는 것이 주요 과제"라고 인정했다.
업계에선 모토로라가 레이저의 뒤를 이을 확실한 차기작을 내놓지 못할 경우 올해도 중ㆍ저가폰 위주로 시장 확대를 노리는 삼성전자와 판매량 격차가 계속 벌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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