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준웅 삼성 특별검사팀이 삼성가(家)의 그림창고로 밝혀진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 인근 물품창고에서 비자금으로 구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해외 고가 그림 중 일부를 발견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23일 “21,22일 압수수색에서 김용철 변호사가 ‘삼성이 비자금으로 구입했다’고 주장한 30여점의 미술품 중 일부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특검팀은 김 변호사가 지목한 핵심 고가 작품인 <행복한 눈물> <베들레햄 병원> 은 찾지 못했다. 이와 관련 삼성측은 “삼성문화재단 과 이건희 회장측에서 김 변호사가 주장한 그림을 구입한 사실이 없다. 만일 창고에서 발견됐다면 리움 등에서 전시를 마친 뒤 이동하는 과정에서 잠시 보관하고 하고 있었던 것일 것”이라고 밝혔다. 베들레햄> 행복한>
특검팀은 이에 따라 서미갤러리, 국제갤러리 등 국내 유명 갤러리와 삼성간 거래내역 추적을 병행하면서 사건 관련자들을 압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검찰은 삼성 차명의심 계좌에서 국제갤러리로 500억원대의 돈이 흘러 들어간 사실을 포착한 바 있다.
서미갤러리 대표 홍송원씨 등 ‘삼성의 미술상(商)’으로 지목된 인사들의 소환도 조만간 이뤄질 전망이다. 윤정석 특검보는 홍씨 소환에 대해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사실확인을 위해 부를 수 있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홍씨가 2004년 2월 관세법 위반 혐의 등으로 약식기소됐을 당시 수사기록을 검찰로부터 넘겨 받아 분석 중이다.
특검팀은 또 이날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윤모(55) 부사장, 계열사 임직원 3명을 소환해 차명계좌 등 관련사항을 조사했다. 지금까지 소환된 삼성 계열사 임원들은 대체로 “차명계좌가 아닌 내 계좌”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은 이날 “검찰 및 특검 수사에 대비해 삼성이 관련 증거를 조직적으로 인멸ㆍ은닉했다”며 삼성 전략기획실(옛 구조조정본부), 삼성SDI 전략기획팀 임직원들을 증거인멸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박상진 기자 oko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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