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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의 마술… 성대긴장 풀면 인생이 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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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의 마술… 성대긴장 풀면 인생이 풀린다

입력
2008.01.23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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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목소리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다. “그 사람 말을 듣고 있으면 괜히 기분이 나빠진다”거나 “그 사람 목소리만 들어도 기분 좋다”고 할 때 그 ‘괜히’에는 목소리에 대한 편견이 묻어 있다. 특히 첫 대면에서 듣는 상대방의 목소리는 선입견으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목소리에 대한 편견은 사극의 주인공들을 봐도 나타난다. 흔히 내시는 가늘고 높은 중성 목소리, 왕은 위엄 있는 낮은 톤이다. 그런데 현재 방영되는 TV 드라마 <왕과 나> 에서는 내시가 왕보다 오히려 굵고 낮은 목소리여서 위엄이 느껴질 정도다.

내시가 주인공이어서 그런 목소리를 내기도 하겠지만, 사실 내시라고 해서 무조건 가늘고 높은 톤의 목소리는 아닌 것이다. 남성의 목소리가 굵어지는 것은 사춘기 이후 남성호르몬이 활발히 분비되면서 후두와 성대가 두꺼워지면서다.

따라서 사람들이 생각하는 가늘고 높은 내시 목소리는 변성기 전인 사춘기 이전에 성기와 음낭을 모두 잘라냈기 때문에 그렇게 된다. 어릴 때의 가늘고 높은 목소리를 유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춘기 이전이라도 음낭을 남긴 채 남근만 잘라내면 남성호르몬이 정상 분비돼 목소리는 크게 변하지 않는다. <왕과 나> 의 내시의 목소리는 남근만 제거했거나, 사춘기 이후에 남근과 음낭을 제거한 목소리라고 할 수 있다.

■ 상황에 맞는 목소리는 따로 있다

인간의 의사소통을 설명하는 이론 중에 ‘메라비언 법칙’이란 것이 있다. 이 법칙에 따르면 메시지 전달의 성공 요인은 목소리가 38%, 표정(35%)과 태도(20%) 등 바디랭귀지가 55%이며, 말하는 내용은 겨우 7%에 불과하다. 무슨 말을 하든지 목소리가 좋으면 메시지 전달에 3분의 1 이상 성공한 것이다.

좋은 목소리는 명료하고 깨끗하며 톤이 약간 높고 울림이 좋아 느낌이 풍부한 목소리를 말한다. 하지만 이런 목소리는 단지 의학적으로 좋다는 것일 뿐, 사람을 매료시키기 위해선 상황에 따라 적절한 대화 기술이 필요하다.

식사 등 사교모임에서 호감을 주려면 약간 높은 톤의 밝은 목소리가 좋으며, 말을 너무 길게 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회의나 미팅 등 소규모 집단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려면 안정감과 신뢰감 있는 목소리가 좋다. 흔들림 없는 중저음은 안정감을 주며, 울림이 좋은 맑은 목소리는 신뢰감을 준다. 이는 컨설턴트나 카운셀러에게도 필요한 목소리의 덕목이다.

발표하거나 사회를 볼 때에는 의미 전달을 정확히 하기 위해 약간 높은 톤의 짧은 문장으로 말하는 게 좋다. 단어마다 액센트를 주면서 또렷이 말하면 청중이 알아듣기 쉽다. 또 대화 중 관심을 끌려면 목소리 톤의 높고 낮음이 한 문장에서 자주 일어나도록 말해서 자신감을 드러내고, 확신을 주려면 목소리 강도를 높여 강한 어조로 끊어 얘기하면 좋다.

이성에게 끌리는 목소리도 따로 있다. 일반적으로 남성은 부드러운 저음의 목소리, 여성은 비음이 살짝 섞이거나 허스키해 착 감기는 목소리가 섹시하다고 느껴진다. 최근 미국 MIT에서 데이트하는 남녀의 대화를 분석한 결과, 한 가지 톤보다 목소리 높낮이를 다양하게 바꿔 말하는 여성이 남성에게 더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톤이 너무 높거나 강한 액센트의 목소리, 거친 목소리는 오래 들으면 듣는 사람을 피로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 훈련으로 목소리의 안정감ㆍ신뢰감 줄 수 있어

목소리는 다양한 주파수의 음이 혼합된 복합음이다. 성대의 진동으로 만들어진 기본음은 목과 인두강을 통과하면서 증폭돼 기본 주파수의 배수가 되는 주파수들이 섞여 화음을 이룬다.

예컨대 성대 진동으로 만들어진 120Hz(헤르츠)의 기본 주파수가 인두강을 거치면서 그 배수인 240Hz, 360Hz, 480Hz 등의 주파수 음들이 섞이면서 화음을 만든다. 이 배수의 주파수를 ‘하모닉스(harmonics)’라고 한다.

하모닉스가 풍부한 목소리는 상대에게 신뢰와 믿음을 준다. 반면 거칠거나 너무 높은 목소리는 외모가 호감이 가도 불안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성대 질환은 없지만 과도한 술, 담배로 인해 성대 면이 거칠어지거나 붓게 돼 쉬고 답답한 목소리가 나면 잡음이 많이 섞이고 하모닉스가 없어지며 단조로운 기본 주파수 음만 들리게 된다.

이는 상대에게 불안을 느끼게 하고 오래 대화할 때 피로하게 만드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예송이비인후과 음성센터 김형태 원장은 “중요한 미팅 전에는 술, 담배를 삼가고 기름진 음식을 먹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목소리에 하모닉스를 좀 더 섞이게 하기 위해서는 긴장된 성대를 충분히 풀어줘야 한다. 성대 근육을 풀어주고 하모닉스를 높이는 간단한 연습도 도움이 된다. 먼저 입 안에 공기를 잔뜩 머금고 입천장을 올리고 혀를 내린 상태에서 입술과 볼에 진동이 느껴지도록 공기를 내보내며 가볍게 “우” 소리를 낸다.

이 때 목에서 소리를 내는 것이 아니라 입술과 볼에서 소??내는 것이 중요하다. 성대가 가볍게 진동하면서 마사지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중요한 미팅이나 회의 전 10분 정도 연습하면 한결 목소리가 부드러워진다.

중저음 목소리에 흔들림이 없는 톤은 안정감과 위엄이 있는 목소리의 특징이다. 하지만 낮은 톤의 목소리가 안정감을 준다고 해서 의도적으로 목소리를 낮추려고 하면 오히려 소리 화음이 없어지고 거친 소리가 나와 위엄이 실리지 않는다.

저음의 좋은 목소리를 내려면 성대의 긴장을 풀고 가볍게 접촉하면서 복식호흡으로 많은 양의 공기를 올려 성대가 크고 느리게 진동하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한 간단한 훈련법은 먼저 목에 힘을 빼고 가슴에 공기를 가득 머금은 상태에서 큰 한숨을 내쉬듯 “하” 소리를 내면서 공기를 내보낸다. 몇 차례 반복한 뒤 가볍게 성대를 진동시키는 느낌으로 입을 크게 벌리고 “하” 하는 한숨에서 가볍게 “아” 소리로 바꾸며 목소리를 낸다. 크게 공기를 내보내면서 입을 크게 벌리고 가볍게 “아” 소리를 내면서 성대 진동을 느끼고 점차 배에 힘을 줘 소리를 키워나가는 훈련을 한다.

대화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질환이 없는 깨끗한 목소리다. 쉬거나 잠긴 목소리는 알아듣기도 어려우며 듣는 사람을 피로하게 만든다. 김 원장은 “좋은 목소리를 지키고 목소리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성대가 건조해지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 한다”며 “하루에 2리터 정도의 물을 마시고, 맵고 짠 음식이나 카페인 음료, 술, 담배 등 성대 건강을 해치는 것을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일러스트=김경진기자 jin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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