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선 후보로 출마해 '판문점에 유엔본부 유치' 등 황당한 공약으로 인기를 끌었던 허경영(58ㆍ사진ㆍ경제공화당)씨가 공직선거법 위반과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구속됐다.
서울남부지법 영장전담 김선일 판사는 23일 허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끝낸 뒤 "허위 사실 유포와 이를 이용한 범죄 행위가 무겁고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면서 "4월 총선에서도 국민들을 미혹할 위험성이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에 따르면 허씨는 지난해 10월 무가지 신문에 자신의 허위 이력과 함께 자신을 찬양하는 내용의 광고를 싣고,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의 결혼설 등 허위 사실을 퍼뜨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허씨가 부시 미 대통령과 함께 찍은 합성사진 등을 이용, 유력 정치인인 것처럼 행세하며 지지자들로부터 거액의 선거자금을 끌어 모은 정황을 포착해 수사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허씨의 범죄는 신성한 대선을 희화화하고 국격을 떨어뜨린 행위"라며 "과장 광고를 게재한 무가지 신문의 실제 주인이 허씨 자신으로 보이고, 부시 대통령이나 박 전 대표와 함께 찍은 사진, 과거 박정희 전 대통령의 비밀보좌관을 지냈고 미 대통령으로부터 유엔 총장직을 제의받았다는 주장 등은 모두 거짓"이라고 밝혔다.
허씨는 이날 영장실질심사에 앞서 "대선에서 많은 국민의 지지를 받은 사람을 혐의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구속하려는 것은 정치 탄압이자 '제3의 사건'을 희석하려는 음모"라고 뜻 모를 소리를 했다.
박원기 기자 o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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