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 후 미국 방문 계획과 관련, “이 당선인이 가급적 이른 시일내, 편리한 시기에 미국을 방문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낮 백악관 내 스티븐 해들리 국가안보보좌관 사무실에서 이 당선인의 대미 특사인 한나라당 정몽준 의원 등을 비공식 면담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정 의원이 전했다.
부시 대통령이 이날 해들리 보좌관 사무실을 들르는 형식으로 전격 성사된 특사단과의 비공식 면담에 대해 정 의원은 “부시 대통령이 매우 바쁜 가운데서도 특사단을 만난 것은 한미관계를 매우 중요시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 의원은 부시 대통령의 이 당선인 조속 방미 희망에 대해 “이 당선인도 부시 대통령이 적절한 시기에 한국을 방문하길 기대한다”고 방한을 요청했고 부시 대통령도 긍정적인 답변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당선인의 방미와 관련해선 국빈방문 등 여러 가지 형식이 검토되고 있으나 부시 대통령의 주말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회담을 여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시 대통령과 특사단의 면담에 배석한 우리 외교 당국자에 따르면 부시 대통령은 이 당선인의 방한 초청에 대해 7월 일본 홋카이도에서 열리는 주요8개국(G8)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국 방문을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부시 대통령은 정 의원 등과 나눈 20여분간의 대화에서 한미 관계의 중요성을 지적하며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해 한미 공조가 필요하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조속한 비준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부시 대통령과의 면담이 끝난 뒤 워싱턴 특파원들과 만나 “부시 대통령은 이 당선인의 친서 전달에 사의를 표명하며 한미 관계에 대해 여러 가지 긍정적인 얘기를 했다”며 “부담감이나 격의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한미관계를 허심탄회하게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우리 외교 당국자는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 전쟁으로 현지에 파견된 미군들이 희생과 고통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골프를 칠 수는 없다고 말했다”며 골프를 중단한 이유를 직접 설명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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