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23일 "이명박 당선인이 공천은 당에서 원칙과 기준을 갖고 공정하게 해야 된다고 말했고 나도 거기에 전적으로 동감했다"며 "당 대표가 기준을 갖고 공정하게 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통의동 당선인 집무실에서 중국특사 활동 결과 보고를 위해 이 당선인과 회동한 뒤 이같이 밝히고 "이 당선인이 힘을 합해 나라를 발전시키고 새 시대를 여는데 같이 하자고 했고 나도 최대한 돕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4ㆍ9 총선 공천심사위원 선정을 둘러싼 이 당선인과 박 전 대표측 갈등은 수습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박 전 대표측은 "공심위 구성이 이 당선인측 의도대로 강행될 경우 탈당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겠다"며 배수진을 쳤었다. 이날 회동 이후 박 전 대표 진영의 집단행동에 따른 분열 가능성은 사실상 사라졌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두 사람의 이 같은 합의와는 별개로, 공천심사위 구성문제는 양 진영의 입장차이로 밤 늦게까지 줄다리기가 계속되는 진통을 겪었다.
당 총선기획단은 이날 회의에서 지난해 대선후보 경선 당시 검증위원장을 맡았던 안강민 전 서울지검장을 공천심사위원장에 내정했다.
공천심사위에 참여할 5명의 당내 인사에는 당연직인 강창희 인재영입위원장과 박 전 대표측 반대로 논란이 일었던 이방호 사무총장이 포함됐다.
나머지 세 자리에는 강재섭 대표가 이종구, 임해규, 김애실 의원을 임명하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박 전 대표측은 "이 당선인의 측근인 이 총장이 공심위원에 포함된 만큼 우리 입장을 대변할 인사 1명은 반드시 포함시켜야 한다"고 맞서 합의도출에 실패했다.
박 전 대표는 이 당선인과 회동을 마친 뒤 측근 김무성 최고위원에게 전화를 걸어 "이것은 반드시 관철시켜야 한다. 무리한 것도 아닌데 관철시켜달라"는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 사무총장과 김 최고위원은 이날 밤 늦게 다시 접촉을 갖고 절충을 시도했다. 이와 관련, 당 관계자는 "강 대표가 공심위원으로 추천한 세 명 가운데 한명을 박 전 대표측 의원으로 교체하는 쪽으로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박 전 대표측은 김영선, 유정복, 유승민, 이혜훈 의원 중 한명의 공심위 참여를 주장해왔다.
한편 공심위에 포함될 외부 인사들로는 김영래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공동대표, 강혜련 이화여대 교수, 이은재 건국대 교수, 장석춘 차기 한국노총 위원장, 강정혜 변호사 등이 추천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영화 기자 yaaho@hk.co.kr 이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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