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청원경찰이 은행 자동화기기(ATM)에서 5억원 가량의 현금과 수표를 훔쳐 달아났다.
23일 경찰과 신한은행에 따르면 21일 오후 6시께 이 은행 명동중앙지점에서 청원경찰 이모(35)씨가 은행 직원이 책상에 놓고 간 열쇠로 ATM을 열고 이 은행 발행 100만원짜리 수표 312장, 10만원짜리 수표 1,037장, 현금 6,958만원 등 4억8,500여 만원 상당의 수표와 현금을 털어 달아났다.
이씨는 훔친 돈을 종이상자에 넣어 직원들만 쓰는 영업장 안쪽 문을 통해 유유히 걸어나갔다. 직원들은 그가 짐을 옮기는 줄 알고 아무도 의심을 하지 않다가 잠시 후 ATM이 활짝 열려 있는 것을 발견하고 뒤늦게 경찰에 도난 신고를 했다. 경찰은 범행 장면이 찍힌 은행 폐쇄회로(CC)TV 화면을 확보하고 이씨의 행방을 쫓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원칙적으로 청원경찰은 ATM을 만질 수 없으며, 설사 만지더라도 반드시 은행 직원이 동행해야 하는데도 은행 측이 이를 소홀히 했다”고 말했다. 은행 측은 “선의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도난 수표 회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수표를 주고받을 때 배서 및 실명 확인을 하고, 은행 콜센터나 ARS 등으로 수표가 정당하게 발행된 것인지 알아봐야 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소비자가 이 같은 확인 의무를 다하지 않을 경우 민사소송을 해도 보상을 받을 수 없다는 게 은행 측 설명이다.
이현정 기자 agada20@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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