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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소로스-빌 그로스 "큰손들의 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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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소로스-빌 그로스 "큰손들의 탄식"

입력
2008.01.23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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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2차 세계대전 이후 60년 만에 최악의 위기에 처했다."

'20세기 최고의 펀드매니저'로 불리는 조지 소로스의 경고다. 세계적 헤지펀드인 '퀀텀펀드'의 회장인 소로스는 23일 <파이낸셜 타임스> (FT) 기고문에서 "현재의 금융위기는 미국 주택시장의 거품(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으로 촉발됐으며 지난 60여년간 지속해온 '슈퍼 호황'(super-boom)의 끝점에 와있다"고 진단했다.

무엇보다 그릇된 인식과 통제불능이 화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그는 "지난 수년간 금융시장은 '스스로 균형을 찾아간다'고 믿는 '마켓 펀더멘털리즘'에 따른 잘못된 인식 아래 운영돼 왔다"며 "슈퍼붐은 금융당국이 리스크를 측정할 수 없을 만큼 복잡한 금융상품을 은행 스스로 운용하기 시작하는 시점에 통제할 수 없게 돼, 각국 중앙은행이 전례 없이 막대한 유동성을 투입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위기가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위기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의 위기는) 2차 세계대전 이후 4~10년 간격으로 찾아오는 위기와 비슷하지만 세계 기축통화로서의 미국 달러를 기반으로 한 신용팽창 시대가 끝났다는 점에서는 명백히 다르다"고 강조했다.

이어 "투자자들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경기침체를 막기위해 개입할 것으로 기대하지만 유가 및 식료품 가격 상승과 위안화 절상 등 인플레이션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서 FRB가 더 이상 과거와 같이 할 수 없음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나 현재 금융위기가 세계 경제를 침체로 빠뜨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선진국에서는 경기침체가 다소 불가피하지만 중국과 인도, 일부 산유국은 견실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 '월스트리트의 채권왕' 빌 그로스

"금리인하는 슬픈 고백"

'월스트리트의 채권왕(王)'으로 불리는 세계 최대 채권펀드 핌코(퍼시픽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최고경영자(CEO) 빌 그로스는 미국의 기습적인 금리인하를 "미국 경제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슬픈 고백'(sad testament)"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tv> 와의 인터뷰에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예정에 없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긴급 소집해 목표금리를 연 3.50%로 0.75%포인트 전격 인하한 것과 관련, "중앙은행이 정례회의(29, 30일 예정)를 8일 앞두고 주식시장을 구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내려야만 했던 것은 슬픈 고백"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거기에 그치지 않고 "미국 경제가 주택가격과 주가에 계속 의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층 슬픈 상황에 처해있다"고 덧붙였다.

그로스는 추가적 금리인하조치에 집착을 보였다. 그는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선) FRB가 기준금리를 2.5~3% 수준까지 내려가야 한다"며 "그 시기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앞서 그는 지난 4일 FRB가 목표금리를 3%대 수준으로 낮출 것으로 예상한 바 있는데, 이는 결국 현실이 됐다.

그러나 다음주로 예정된 FOMC에서 금리의 추가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는지에 대해선 구체적인 답은 주지 않았다.

고찬유 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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