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합쳐야 산다" vs 호남권 "안 합쳐야 산다"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의 통합 논의를 지켜 보는 신당 의원들의 심경은 복잡하다. 통합이 성사될 경우 기득권을 빼앗길 가능성이 높은 호남권에서는 부정적 기류가 감지된다.
수도권의 경우 “호남표 응집으로 해 볼만한 승부가 될 것”이라는 반응이 다수지만 “지분 나눠먹기 식이라면 통합을 안 하는 것만 못하다”는 비판도 있다.
호남권 기류는 어수선하다. 지역 인구 감소로 17대 총선에 비해 지역구가 3, 4곳 줄어들 위기에 처한 데다 ‘호남 현역 물갈이 공천론’으로 들썩이는 상황에서 민주당과의 통합 추진으로 복잡성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전남의 한 재선 의원은 “지역에서는 예전부터 통합 목소리가 많았다”면서도 “현실적으로 공천, 지역구 조정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은데 제대로 정리가 되겠냐”고 강조했다.
신당 내부에서는 호남 지역 공천 희망자를 중심으로 “호남 지역구 31석 가운데 민주당은 1석뿐이고 민주당 지역 조직은 대부분 신당으로 넘어온 상황인데 굳이 무리해서 통합을 할 필요가 있느냐”는 반론도 나온다.
특히 박상천 민주당 대표가 23일 광주에서 “공천심사특위를 (신당과 민주당) 동수로 구성해야 한다”며 민주당 몫 확보 뜻을 분명히 하면서 반발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반면 수도권은 민주당과의 통합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한나라당의 강세로 신당 수도권 의원 전멸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에서 통합을 통해 전통 지지층을 회복해야 그나마 총선에서 승부를 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서울 강북권 한 초선 의원은 “민주당과 통합이 이뤄지면 박빙 지역에서는 표 분산을 막고 지지세를 결집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며 “수도권은 수천 표 차이로 접전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은데 그게 어디냐”고 기대를 표시했다.
또 수도권은 호남과 달리 김민석 전 의원, 고재득 전 성동구청장 등을 제외하면 민주당 쪽에 공천을 다툴 만한 중량급 인사가 없다는 점도 환영 분위기에 한 몫을 했다.
그러나 호남 원적자 비중이 낮아 민주당과의 통합 효과가 적은 수도권 지역구에서는 “지분싸움만 벌인다면 결국 일반 유권자의 여론만 악화할 수 있다”는 부정적 기류가 많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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