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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몽 잊은 클린턴·힐러리… 족쇄 못 푼 르윈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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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몽 잊은 클린턴·힐러리… 족쇄 못 푼 르윈스키

입력
2008.01.22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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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 TV '르윈스키 스캔들 10년' 주역들 근황 소개

지금도 회자되는 ‘부적절한 관계’라는 유명한 말을 남긴 ‘르윈스키 스캔들’이 일어난 지 10년이 지났다. 미국 ABC TV는 21일 사건 10주년을 맞아 사건 주역들의 근황을 소개하는 특집을 내보냈다.

ABC는 그 동안 두 번의 대통령 선거를 치르고 전쟁도 두 차례 일어났으며 성 추문의 한복판에 있던 사람들의 이름과 평판에 대한 관심도 식었지만 여주인공 모니카 르윈스키(34)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은 한결 나아진 처지에 있다고 소개했다.

스캔들 이후 가장 성공적인 삶의 궤적을 그린 사람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배우자로서 최대 피해자로 동정을 산 힐러리 클린턴이다. 그는 남편의 잘못을 너그럽게 용서한 관대함과 퍼스트 레이디 출신이란 후광에 힘입어 최근 민주당 예비선거에서 막강 라이벌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을 상대로 2연승을 거두면서 미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을 향해 다가가고 있다.

힐러리는 최근 타이라 뱅크스의 토크쇼에 출연, 스캔들에 관해 피하지 않고 이미 아무런 회한을 갖지 않은 과거사로 담담히 말할 정도로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였다. “추문이 폭로됐을 때 당혹스러웠느냐”는 질문에 힐러리는 “당연히 그랬다”고 대답한 뒤 하지만 남편이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만은 의심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스캔들의 주인공인 클린턴 대통령은 힐러리의 대선 가도에서 조력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며 르윈스키에 관한 기자들의 짓궂은 질문에 맞대응하고 있다. 클린턴은 얼마 전 다트머스에서 행한 연설에서 사건을 맡았던 켄 스타 특별검사를 겨냥해 그가 7,000만 달러를 낭비하며 무고한 사람을 기소했지만 헛수고만 했다고 비아냥거렸다. 그러나 클린턴의 혹평을 받은 스타 전 특별검사는 현재 페퍼다인대 로스쿨 학장으로서 나름대로 성공적인 커리어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워싱턴에서 완전히 발을 빼지 못한 채 때때로 대법원에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친구의 말을 녹음해 르윈스키 사건을 공개, 역사적인 추문으로 언론 헤드라인을 장식하게 만든 린다 트립은 절친한 사람을 배신했다는 오명과 함께 외모 때문에 수년간 조크의 단골 소재로 놀림 받았다. 그래도 성형수술을 통해 얼굴을 바꾸고 고교 시절 첫 사랑과 재혼, 현재 버지니아주에서 크리스마스 용품을 팔며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다.

하지만 추문의 주인공 르윈스키는 다른 주역들만큼 좋은 시절을 보내고 있지 못하다. 인턴사원으로 백악관에 근무하다 클린턴 전 대통령과 불륜관계를 맺은 르윈스키는 그 해 여름 대통령 정액이 묻은 청색 드레스의 존재를 고백, 클린턴이 TV를 통해 스캔들을 시인하는 망신을 당하게 했다. 르윈스키는 다음해 클린턴 전 대통령과의 관계를 낱낱이 밝힌 <모니카의 진실> 을 출간하고 TV의 나이트쇼에 출연하는 등 일시 대중의 눈길을 끌었지만 바로 관심에서 멀어졌다.

유복한 의사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명문 런던대학에서 경제학을 공부하고 학위까지 땄으나 스캔들의 망령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클린턴의 여자’라는 낙인 때문에 접근하는 남자가 없어 교제를 못했으며 클린턴 행정부 인맥의 방해로 제대로 된 직장을 찾는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르윈스키는 주변 사람들에게 누군가가 자신의 앞길을 훼방하고 있는 것 같다고 자주 한탄하고 있다고 한다. 때문에 르윈스키는 돈벌이를 위해 자신을 웃음거리로 희화한 TV 프로그램에도 등장하는 등 고달픈 처지에 있다.

최근 수사당국은 10년 전 압수한 르윈스키의 소지품을 모두 돌려 주었는데 그 중에는 문제의 청색 드레스도 포함돼 있었다고 ABC는 전했다.

한성숙 기자 hans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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