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영동 지방을 중심으로 20일 시작된 눈이 23일이면 그칠 전망이다. 하지만 시민들은 번번이 기상청의 예측을 무색케 하는 눈발이 이어지자 “여름철 게릴라성 기습호우처럼 겨울철에도 기습폭설이 거듭되는 것 아니냐”고 궁금해 하고 있다.
실제 강원 영동 지역은 22일 속초 6.5㎝, 대관령 3.0㎝의 눈이 더 오는 등 3일 간 50㎝ 안팎의 적설량을 기록했다. 서울도 이날 낮 12시까지 3.1㎝의 눈이 쌓이는 등 예보보다 더 많은 눈이 왔다. 앞서 11일에도 서울ㆍ경기 지역에 폭설이 쏟아져 기상청이 뒤늦게 대설주의보를 내리기도 했다.
기상 전문가들에 따르면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강설량이 갈수록 늘어나고 기습 폭설이 잦아질 가능성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대기 온도가 올라가 공기 중의 습기량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레 강수량(강우량+강설량)도 증가한다는 것이다.
김승배 기상청 통보관은 “서울의 경우 예전 겨울에는 기온이 영하 10도에 이르는 날이 한달 가까이 됐지만 올 겨울에는 단 하루 밖에 없었다”며 “온난화의 영향이 나타나면서 우리나라의 최근 10년 강수량도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눈은 비보다 예측이 어렵다는 점에서 ‘기습’효과가 더할 수 있다. 눈구름의 밀도, 대기 중 습도 및 온도, 오염물질 등 여러 조건이 작용하는 데다 온난화와 엘니뇨 현상 등으로 기상 패턴 자체가 불안정해지면서 예보의 정확도도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 기상청의 설명이다.
기상청은 “강원 영동 지방은 23일까지 많은 눈이 예상되나 그 밖의 지방은 내일 오전까지 눈이나 비가 온 뒤 그치겠다”며 “23일 오후부터 강한 찬 바람이 불고 기온이 떨어져 24일에는 중부 지방의 아침기온이 영하 10도 안팎에 머무는 강추위가 찾아올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오전 9시20분께 강원 평창군 용평면 속사리 인근 영동고속도로 강릉 방면 192㎞지점에서 눈길에 미끄러진 관광 버스가 15m 언덕 아래로 추락해 19명이 다치는 등 눈 피해가 이어졌다. 폭설로 강원 태백, 삼척, 고성, 홍천은 시내버스 5개 노선의 운행이 이틀째 중단됐다.
김이삭 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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