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안팎에서 이른바 '박근혜 총리설'이 이명박 당선인측과 박근혜 전 대표측간 감정을 상하게 만든 원인 중 하나라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실제 이 당선인이 박 전 대표에게 총리를 제안한 적도 없는데 총리설이 연이어 나온 것이 결과적으로 양쪽 화합에 도움이 안 됐다는 것이다.
'박근혜 총리설'은 '이 당선인측이 여러 차례 박 전 대표측에 총리를 제안했는데 박 전 대표가 끝내 거부했다'는 내용으로 요약된다. 이는 최근 언론에 여러 차례 언급됐다. 그러나 이 당선인측 핵심 관계자는 22일 "박근혜 총리 카드는 이 당선인 머리에 처음부터 없었다"고 전했다.
다른 핵심 관계자도 "박 전 대표에게 총리직을 공식 제안한 적이 없다"며 "아마 이 당선인측 한 측근이 주변 지인에게 '이러면 어떻겠느냐'고 아이디어 차원에서 얘기한 게 부풀려 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당선인의 의중이 분명하지 않은데도 일부 인사들이 '박근혜 총리' 카드를 언급했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최근 20여일간 '박근혜 총리' 얘기가 계속 나온데 대해 박 전 대표측 인사들은 불쾌해 하고 있다. 박 전 대표측 핵심 인사는 "구랍 29일 이 당선인과 박 전 대표 회동 때 이 당선인이 "입각해서 같이 일하자"고 제안한 데 대해 박 전 대표는 당에 남겠다는 의사 표시를 분명히 해 그때 이미 다 정리가 된 문제"라고 말했다.
의례적인 말이 오갔을 뿐이라는 뜻이다. 그는 또 "그 이후에도 총리 얘기가 나와 박 전 대표에게 직접 확인해도 '제안이 들어온 적이 없다'고 했다"며 "공식 제안 한적이 없다는 것은 이 당선인측 핵심 책임자로부터도 직접 확인했다"고 전했다.
결국 박 전 대표측으로선 사실과 다른데도 '박근혜 총리설'이 거듭 언급된 게 일종의 언론플레이가 아니냐며 이 당선인측에 불쾌한 감정을 갖게 됐다. 이 당선인측은 당 화합 등을 위한 순수한 마음에 '박근혜 총리' 카드를 언급했을지 몰라도 결과적으로는 양측간 골을 깊게 만든 요인이 된 셈이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