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수진도 돌아와서 후배들을 가르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6년 만에 국립발레단으로 돌아온 최태지(49) 단장이 발레학교를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1996년부터 2001년 말까지 국립발레단을 이끌었던 최 단장은 공모를 통해 올해부터 다시 국립발레단을 맡았다. 21일 취임 후 처음으로 기자들을 만난 최 단장은 “파리오페라발레와 아메리칸 발레시어터, 볼쇼이 발레 등 세계적인 발레단은 모두 부설 발레학교를 운영하고 있다”면서 “발레학교는 무용수 양성의 요람인 동시에 은퇴 무용수들이 지도자로 활동할 수 있는 장”이라고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무용수는 어떤 스승에게 가르침을 받았느냐가 재산인데 우리나라의 경우 초등학교부터 대학까지 각각 다른 선생님에게 배우고 있다. 발레학교가 생긴다면 강수진이나 이원국, 김지영, 김주원 같은 스타들이 지도자로서 후배들을 양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단장은 이를 위해 김민희 한양대 교수를 국립발레단 부설 발레아카데미 교장으로 영입해 발레학교 설립을 위한 기초 작업을 시작했다.
최 단장은 창작 발레에 대해서도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중국 북경 발레단은 국립발레단보다 3년 앞선 1959년에 창단됐지만 유명 안무가와 교육자를 여럿 배출했다”며 “언제까지 외국에서 작품을 사와야 합니까. 우리도 국내 안무자를 키우고 국립발레단만의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발레단은 창작발레 제작에 들어가 올해 1차 쇼케이스를 하고 내년에 무대에 올린다는 계획이다.
6년간 국립발레단을 이끌면서 수준 높은 레퍼토리를 들여오고, 스타 무용수를 배출해 발레 붐을 일으켰던 최 단장은 “제가 온 이후에 단원들 사이에서 ‘좋은 시절은 다 갔다’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들었다”며 웃음을 지었다. “돌아와보니 오디션 제도가 사라졌더군요. 국립발레단은 재단법인인데 단원들은 국가에서 월급을 받는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일하는 만큼 대우를 해줄 겁니다.”
김지원 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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