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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르담 드 파리, '트라이아웃' 보약 역할… 쑥쑥 자란 배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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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르담 드 파리, '트라이아웃' 보약 역할… 쑥쑥 자란 배우들

입력
2008.01.21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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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완벽한 부모와 형 밑에서 갓 태어난 아이. 라이선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를 사람에 비유하면 그쯤 되지 않을까. ‘거장 빅토르 위고의 원작’ ‘1998년 프랑스 파리 초연 이후 전 세계적으로 1,000만 명 이상이 관람한 뮤지컬’ 등 <노트르담 드 파리> 에 습관처럼 붙는 미사여구는 우리 배우와 언어로 제작한 라이선스 공연의 든든한 배경인 동시에 큰 핸디캡이었다.

그래서 기대만큼 우려도 컸고 실제 서울에 앞서 지난해 10월 경남 김해시에서 먼저 선보인 무대에 대해서도 ‘역량이 부족한 신인들이 주역을 맡아 감동의 깊이가 떨어진다’는 쓴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18일 프랑스 오리지널팀의 잔상이 강하게 남아 있는 세종문화회관 무대에서 막을 올린 <노트르담 드 파리> 는 김해 공연이나 12월의 경기 고양시 공연에 비해 확실히 달라져 있었다. 관객은 그들의 노력에 환호를 아끼지 않았다.

“음유시인의 노래라기보다 랩처럼 들린다”는 혹평까지 들어야 했던 그랭구아르(박은태)가 전에 없이 힘있는 목소리로 ‘대성당의 시대’를 노래하며 무대를 열었고 동선이 정리되지 못해 어수선해 보였던 군무는 한결 매끄러워졌다.

프랑스에서 집중 보컬 트레이닝까지 받았다는 가수 바다는 콰지모도(윤형렬), 프롤로(서범석), 페뷔스(김성민) 등 세 남자의 사랑을 동시에 받는 에스메랄다 역에 어울리는 매력적인 외모로 시선을 끌었다. 연기나 가창력도 무난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 동안 공연 관계자들은 본 공연 전에 충분한 검증을 거치기 위한 무대인 프리뷰나 트라이아웃의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 정식으로 트라이아웃이라고 이름 붙인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김해와 고양에서 충분한 경험을 쌓은 배우들은 가장 큰 무대인 세종문화회관의 첫 공연에서 비교적 안정된 모습을 보여줬다. 사전 준비기간을 충분히 가지면서 과감히 신인을 기용해 기량을 키운 시도는 결과적으로 성공적이었다.

연극 또는 뮤지컬은 복제가 불가능한 일회성의 예술이다. 아무리 테크놀로지와 아름다운 선율로 무장한 <노트르담 드 파리> 라 해도 마찬가지다.

배우들이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다면 무대 위를 수놓은 화려한 조명도, 단순하면서도 상징성이 두드러지는 무대도 힘을 얻을 수 없다.

2005년과 2006년 두 차례 내한한 오리지널 팀의 공연을 통해 이미 접한 터라 조명도 음악도 무대도 익숙했지만 새롭게 다가왔던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 그래서 무대 예술은 배우의 예술이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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