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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나 무스쿠리 내한공연 리뷰…세월의 풍화도 비껴간 꿈결같은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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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나 무스쿠리 내한공연 리뷰…세월의 풍화도 비껴간 꿈결같은 목소리

입력
2008.01.21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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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의 신(神) 크로노스도 나나 무스쿠리에게서 천상의 목소리를 가져가지는 못했다. 20일 오후 6시 25분 서울 센트럴시티 밀레니엄홀 무대에 오른 그녀의 모습은 74세의 할머니였다.

일부 관객들은 "예전의 음색을 들려줄 수 있겠느냐"고 우려했다. 그러나 공연이 시작하자 우려는 이내 잦아들었다. 청아한 고음에서 묵직한 저음까지 폭넓은 음역을 넘나드는 그의 목소리는 "신이 내린 최상의 아름다움을 지녔다"는 플라시도 도밍고의 극찬이 아깝지 않을 정도였다. 오히려 50년 가까이 쌓인 연륜이 짙게 배어나왔다.

1959년 첫 음반을 발표한 이래 450여 장의 음반을 낸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답게 나나 무스쿠리가 고른 레퍼토리는 무려 43곡. 20일 서울 공연에서 들려준 것만 20여곡이었다. 성남(22일), 대구(24일), 창원(25일), 부산(26일)으로 이어지는 공연에서는 한국인에게 친숙한 곡을 위주로 그날그날 레퍼토리를 바꿔가며 팬들에게 다양한 곡을 선사할 예정이다.

이날 붉은 드레스를 입고 5인조 밴드와 함께 무대에 오른 나나 무스쿠리는 "한국어를 못해서 미안하다. 하지만 음악은 사랑, 꿈, 평화, 자유의 언어가 될 수 있다"며 무대를 열었다.

음악은 또 다른 언어라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그는 여러 나라의 언어로 명곡을 소화해냈다. <쿠쿠루쿠쿠 팔로마> 는 스페인어로, <사랑의 기쁨> 은 프랑스어로, <페프티 브로히> 는 모국어인 그리스어로 열창했다. 2부에서는 <하얀 손수건> 을 한국어로 불러 관객들의 환호를 이끌어 냈다.

두 시간 동안 진행된 공연에서 관객들은 손뼉을 치며 시종 흥겨운 모습이었다. <러브 미 텐더> <마이 웨이> <오버 더 레인보우> 등 귀에 익은 올드팝으로 관객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더니 <어메이징 그레이스> <트라이 투 리멤버> 로 중장년층이 주축을 이룬 관객들의 향수를 자극했다. 특히 <오솔레미오> 와 SBS 드라마 <하늘이시여> 의 엔딩곡으로 유명한 <울게 하소서> 는 애잔함과 함께 힘까지 느끼게 했다.

그러나 세계적인 스타의 화려한 공연에 걸맞지 않게 주최측의 미숙한 공연 준비는 관객들의 빈축을 샀다. 매표소 공간이 협소한 데다 공연장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한 곳밖에 없어 혼잡이 극에 달했다.

좌석 배치도는 찾아볼 수 없었으며, 안내요원도 거의 없어 관객들은 자리를 찾느라 우왕좌왕 했다. 일부 관객은 "예매한 좌석이 갑자기 없어지는 바람에 16만원이나 하는 R석을 예매하고도 다른 좌석에서 공연을 봐야 했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허정헌 기자 xsco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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