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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도 인수, 사촌형 MK가 도왔다" 결정적 역할 알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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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도 인수, 사촌형 MK가 도왔다" 결정적 역할 알려져

입력
2008.01.21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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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가 도왔다." 한라그룹의 만도 인수를 놓고 정몽구(MKㆍ사진) 현대ㆍ기아차 회장이 모종의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ㆍ기아차 측은 "노 코멘트"라는 입장이나, 한라 쪽에서 "결정적 공헌을 했다"는 소리가 흘러나온다.

정 회장과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은 사촌 사이로 범 현대가(家)의 일원이다. 현대가에 밝은 한 인사는 "한때 만도 인수를 놓고 두 사람 간 갈등설이 나돌기도 했지만, 이는 와전된 것"이라며 "한라와 현대차와는 관계가 매우 좋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인사는 "정 회장이 앞서 정몽원 회장에게 만도 인수 지원을 약속했다"면서 "이번 일로 현대차와 한라의 '뿌리'가 같다는 사실이 입증됐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정몽구 회장이 만도의 매각구도와 가격을 결정하는데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만도는 제품의 70~80%를 현대ㆍ기아차에 공급하고 있는데, 정 회장이 이 납품물량 통제권을 카드로 사용했다는 얘기다.

만도 인수에 뛰어든 해외의 펀드와 부품업체들이 현대ㆍ기아차 측에 납품권 보장을 요구했지만, 정 회장이 응답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최대 매출처가 납품물량을 줄이면 회사가치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실제 현대차 측이 납품관리에 나선 최근 2년 간 만도의 순이익은 절반 이하로 급감했다.

때문에 1조2,000억원이라는 거액의 인수가격을 제시한 세계 최대의 사모펀드 KKR도 정 회장이 움직이지 않자 손을 들고 떠났다. 대신 정 회장은 한라에는 납품권을 보장해 사실상 만도의 인수자를 지목했다. 최대 주주 센세이지가 6,500억원대의 낮은 가격에 만도를 한라에 넘긴 데는 이처럼 정 회장의 지원이 결정적 역할을 한 셈이다.

정 회장이 한라를 지원한 것은 삼촌인 고 정인영 명예회장의 유지를 존중한 측면도 있다는 전언이다. 생전의 정 명예회장은 한라그룹의 모태인 만도의 경영권을 되찾아 오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왔다.

이태규 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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