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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특검 그림 수천점 하나하나 개봉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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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특검 그림 수천점 하나하나 개봉 확인

입력
2008.01.21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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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가(家)의 '그림 창고'로 밝혀진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 시각장애인 안내견학교 내 물품창고 6개 동에 대해 조준웅 특별검사팀이 이틀간 벌인 압수수색이 22일 끝났다.

특검팀은 "비자금으로 구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행복한 눈물> , 프랭크 스텔라 <베들레햄 병원> 은 현장에 없었다"고 밝혔다.

특검팀 관계자는 "창고에 있는 미술품은 수천 점이었다"며 "비자금으로 구입했다는 그림인 <행복한 눈물> 과 <베들레햄 병원> 은 없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김용철(50) 변호사가 제기한 나머지 해외 유명 그림들 존재유무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날 특검팀은 전날보다 3배 많은 30여명의 수사관을 투입해 오후 10시5분까지 압수수색을 벌였다. 미술품들은 진열대에 가지런히 정리돼 있지만, 그림들은 하나씩 포장돼 있어 수사관들이 일일이 개봉하며 어떤 그림인지 확인하느라 인력이 많이 필요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삼성측이 보관 미술품 목록을 내놓지 않아 시간이 걸렸다"며 "그림의 보관상태, 라벨을 촬영했고, 그림을 들고 오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특검팀은 김용철(50) 변호사가 이건희 회장 부인 홍라희씨 등이 삼성 비자금으로 2002, 2003년 미국 크리스티 경매소에서 구입했다고 주장한 그림 30여 점을 찾는데 수사력을 쏟았다. 하지만 비자금으로 구입했다고 지목된 대표적인 두 작품을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에 특검팀의 그림 수사는 어려움에 봉착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설령 다른 고가 미술품이 발견됐다 해도 미술품 자체는 사법처리 대상이 아니다. 세금이 면제되는 만큼 조세포탈 혐의 적용이 어렵고, 당국의 신고 없이 해외에 거액을 송금해 구매한 미술품이라 해도 외국환거래법 공소시효는 3년으로 짧다. 때문에 특검팀은 창고에 있는 그림들 중 '구매 자금이 삼성 비자금으로 보이는' 해외 고가 미술품 목록을 만든 뒤 일일이 구매 경로를 확인해야 하는 난제에 봉착하게 된다.

한편 이날 삼성 특검팀은 이형도(65) 삼성전기 고문 겸 부회장, 이순동(61) 삼성그룹 전략기획실(옛 구조조정본부) 사장을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 조사했다.

이 사장은 삼성 비자금을 총괄 관리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삼성 전략기획실 임원 중 첫 특검 출석자다. 특검팀은 이 사장을 대상으로 차명계좌 개설 운용과 비자금 관리에서 전략기획실의 역할 등을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저작권자>

고주희기자 orwell@hk.co.kr

박관규기자 qoo7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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