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지난해 9월 티베트의 독립을 주장하는 달라이 라마를 접견한 이후 극도로 냉각됐던 중국_독일 관계가 해빙 조짐을 보이고 있다.
독일 언론들은 지그마이어 가브리엘 환경부 장관이 이달 말 방중, 양국 관계 개선을 모색한다고 전했다. 중국 언론들도 22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이란 핵 문제 해결을 위한 6개국 외무장관 회의에 양제츠 외교부장이 참석하면서 관계 개선 움직임이 급물살을 탈 것이라고 21일 예상했다.
4개월 동안 이어진 냉각국면이 풀리기 시작한 계기는 16일 메르켈 총리의 대 중국 발언이다. 메르켈 총리는 “하나의 중국 정책에는 변함이 없다”며 대만의 유엔 가입 국민투표에 반대한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표명했다. 이에 장위(姜瑜)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0일 “양국 관계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여러 차례의 협상이 진행됐다”며 “하나의 중국 정책을 견지하려는 메르켈 총리의 발언을 평가한다”고 화답했다.
이런 분위기로 미뤄 양국간 알력은 물밑에서 상당히 해소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경제계의 압박을 받은 독일측의 대중 관계 개선 노력도 있었지만 베이징(北京) 올림픽 등을 염두에 둔 중국이 올해 들어 영국, 인도 등과의 정상회담을 진행하면서 강대국들과의 관계를 중시하는 기조를 견지하고 있다는 배경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중국은 지난해 메르켈 총리의 달라이 라마 접견이후 양국간 고위급 방문 외교와 경제단체간 교류를 사실상 중단한 뒤 지난해 11월 방중한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을 환대하는 등 다각도로 독일을 압박해왔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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