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당선인은 22일 친정이나 다름없는 기업인들을 만난 자리에서 “한국 공직자들도 예전에는 많은 경험과 능력을 갖고 있었으나, 어떻게 하다 보니 이 시대에 약간 걸림돌이 될 정도의 위험 수위에 온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당선인은 이날 신라호텔에서 열린 ‘대한민국 국민보고대회’에 참석, “능력 있는 국민, 기업인, 마음만 고쳐먹으면 잘할 수 있는 공직자들, 조그만 생각을 바꾸면 생산성을 세계 최고로 높일 수 있는 근로자들(이 있고), 모두 마음먹기에 달렸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 당선인은 이어 “어느 부서는 기업인들을 동원해 인수위원들을 찾아 다니며 자기 부서가 없어지는 것(이 안되도록) 로비를 하고 다닌다. 저도 예전에 부탁을 받아서 그렇게 해본 적이 있지만, 다 옛날 방식이고 통하지도 않는다”며 “공직자들도 자기 자리만 생각할 게 아니라 대한민국을 생각하는 마음을 가져야 하고, 자기 희생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당선인의 이 같은 언급은 정부조직 개편 과정에서 공직자들이 보인 보신주의를 질타하면서, 진통을 겪고 있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위한 여론 몰이를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 당선인은 나아가 정부조직 개편과 관련, “기업하는 분들 이 부서 저 부서 찾아 다니며 교섭해야 하는데, 그러지 말고 시대에 맞는 기구로 만들어 보려고 했다”며 “사실은 조금 더 욕심을 내서 할 수 있었지만, 대한민국 헌법이 15명의 국무위원이 있어야 한다고 정해져 있어 그 이하로 줄일 수 없었다”고 아쉬워했다.
이 당선인은 또 “한달간 국정을 샅샅이 살피면서 이렇게 막힌 곳이 많은데 어떻게 (한국이) 여기까지 왔나. 참 기적 같다”며 “한국 국민, 한국 기업은 길만 터주면 참 잘할 것 같은데, 어떻게 알았는지 길목을 잘도 막아 놓았다”고 말했다. 이 당선인은 그러면서 “이제 저희가 길목을 좀 열어야 한다”고 강조해 강도 높은 규제개혁 작업이 뒤따를 것임을 예고했다.
이 당선인은 이어 “새 정부는 한나라당과 함께 정말 새로운 시대를 열어보고 싶은 강한 의욕이 있고, 이제는 합심해서 어떻게 실천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것 같다”며 “실천하는데 사방의 이해 당사자들이 전부 길목을 막고 있지만, 한번은 진통을 겪더라도 정말 위대한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마음을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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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연 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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