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지보다는 그래도 아내가 가깝다.’
민주당 후보 지명을 받기 위해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과 선두다툼을 하고 있는 힐러리 클런턴 상원의원의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요즘 심정이다. 아내 힐러리 의원의 경선 지원유세에 본격 나서면서 한 때 당내에서 누구보다 관계가 좋았던 클린턴 전 대통령과 오바마 의원이 원수지간으로 돌변한 것이다.
‘흑인 클린턴’을 자처하는 오바마 의원은 21일 방영 예정인 abc 방송에서 “당내 최대 경쟁자인 힐러리 의원과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클린턴 부부 두 사람과 대결하는 것 같다”며 둘을 싸잡아 비난했다.
3일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에서 기세를 올렸으나 8일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선거)와 19일 네바다 코커스에서 힐러리 의원에게 근소한 차이로 연패를 당한 이유가 클린턴 부부의 네거티브 공세에 있다고 판단한 때문이다.
오바마 의원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부인을 대신해 민주당 경선 후보직에 오른 것 같다”며 클린턴 전 대통령의 지나친 유세 지원활동과 자신에 대한 비난공세를 겨냥했다.
그는 특히 남편 클린턴이 자신의 ‘변화와 희망’ 메시지에 대해 “지금까지 본 것 중 가장 동화 같은 현실성 없는 얘기”라고 몰아붙인 것을 염두에 둔 듯 “빌은 전혀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주장들을 내뱉고 있다”고 비난했다.
황유석 기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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