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9일 18대 총선에선 '뱃지 대 뱃지'의 대결이 유난히 치열할 전망이다. 각 당 비례대표 의원들이 대거 지역구를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17대 국회에 입성한 초선 비례대표 의원들의 경우 재선 문턱을 넘기 위해선 '존경하는 선배이자 동료'인 지역구 의원들과 일전을 벌여야 한다.
비례대표 의원들은 대부분 서울 등 수도권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영ㆍ호남 지역구에 비해 현역 의원의 텃세가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계산에서다.
여야 간 대결이 벌어지는 곳 중 최대 격전지는 서울 동대문을. 한나라당 저격수인 3선의 홍준표 의원과 구여권의 대표적 전략기획통인 대통합민주신당 민병두 의원이 맞붙는다. 민 의원으로선 비례대표 딱지를 떼기 위해 '사지'에 뛰어든 셈이다.
민 의원과 함께 '정동영계 비례대표 3인방'으로 불렸던 박영선 김현미 의원은 각각 서울 서대문을과 경기 일산을을 택했다. 박 의원은 총선 출마 여부를 막판 고심 중인 가운데 이명박 당선인의 최측근인 정두언 의원과 맞붙을 것으로 보이고, 김 의원은 3선의 김영선 의원과 '여여(女ㆍ女) 대결'을 벌인다.
서울 성동갑에선 한나라당 진수희 의원이 신당 최재천 의원에게 도전장을 내 여야 '입' 끼리의 대결이 벌어질 수도 있다.
서울 종로에선 한나라당 박진 의원과 신당 유승희 의원이 "누가 진짜 종로의 아들 또는 딸인가"를 두고 맞붙는다. 신당 이경숙 의원은 한나라당 권영세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영등포을에 출마하고 한나라당 이계경 의원은 서울 송파병에서 신당 이근식 의원에 도전한다.
한나라당의 경우 예선 단계부터 뱃지 간의 경쟁이 뜨겁다. 친이 의원과 친박 의원이 맞붙는 곳들이 단연 관심 지역이다. 경기 파주와 대구 북구에선 친박 의원들이 친이 의원들에게 도전한다.
황진하 의원은 3선을 노리는 이재창 의원을 상대로, 서상기 의원은 초선인 이명규 의원에게 선전 포고를 한 상태다. 경기 용인을에선 거꾸로 친이 윤건영 의원이 한선교 의원의 자리를 노리고 있다.
친이 의원들의 내부 경쟁도 만만치 않다. 최고 흥행 지역은 고진화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영등포갑으로, 전여옥 의원이 17대 국회 초반부터 텃밭을 갈아 왔다. 이 곳엔 신당 김영주, 김영대 의원도 출사표를 냈다. 서울 송파을에선 박계동 의원과 나경원 의원이 맞붙을 가능성이 크다.
소속 의원 8명 전원이 비례대표인 민주노동당 의원들도 저마다 지역구를 찍었다. 단병호 의원은 이 당선인의 형인 이상득 국회부의장(경북 포항)에게, 노회찬 의원은 임채정 국회의장(서울 노원병)에 도전한다. 심상정 의원은 유시민 의원이 불출마하기로 한 경기 고양 덕양갑을 택했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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