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의 간판 스트라이커 황선홍(40)과 안정환(32)이 ‘약속의 땅’ 부산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황선홍 감독이 지휘하는 부산 아이파크에 안정환이 입단함으로써 두 사람은 2002년 한ㆍ일 월드컵 이후 6년 만에 한솥밥을 먹게 됐다. 이들에게 올해는 ‘도전의 해’다. 황선홍 감독은 데뷔 시즌을 맞아 지도력을 검증 받아야 하고 안정환은 지난 시즌의 부진을 털고 ‘명예회복’을 이뤄야 하기 때문이다.
황 감독과 안정환은 21일 부산 강서구 부산 아이파크 구단 사무실에서 열린 안정환의 입단식에서 ‘사제의 연’을 맺었다. 나란히 자리한 이들은 서로에 대한 ‘무한 신뢰’를 확인하며 ‘상생’을 위해 최대한 협력하겠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안정환은 “부산 입단을 결심하게 된 배경에는 황선홍 감독이 사령탑에 있다는 점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 존경하는 선배를 감독으로 만나게 된 것은 행운이고 특별한 일이다. 최선을 다해 팀에 도움이 되겠다”고 8년 만에 ‘친정’에 돌아온 소감을 밝혔다.
안정환은 아주대를 졸업하고 1998년 부산 대우(부산 아이파크 전신)에 입단, 페루자(이탈리아)로 이적한 2000년까지 프랜차이즈 스타로 활약했다.
황 감독은 “안정환은 한국 최고의 선수로 기량은 의심할 바 없다. 과거에 비해 날카로움이 떨어지지만 훈련으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새 출발’에 나서는 후배를 격려했다. 이어 “안정환은 공격력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어린 선수들에게 롤 모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고참으로서 선수단 융화에 앞장 서달라고 당부했다.
안정환은 ‘분골쇄신’의 각오로 선배의 믿음에 화답했다. 안정환은 “팀에 모범이 돼야 하고 궂은 일도 해야 한다는 걸 잘 알고 있다. 내가 열심히 뛰어야 후배들도 따를 수 있을 것이다. 남들 한 걸음 뛸 때 두 걸음 뛴다는 자세로 임하겠다”며 단단한 각오를 밝혔다.
이들은 부산에서 평생 잊지 못할 골 세리머니를 펼친 공통점이 있다. 황선홍은 2002년 6월4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폴란드와의 한ㆍ일 월드컵 D조 리그 1차전(2-0)에서 선제 결승골을 터트리며 한국 축구에 월드컵 첫 승을 안겼다. 안정환은 이에 앞선 2002년 5월16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스코틀랜드와의 친선경기에서 두 골을 작렬, 4-1 대승을 이끌었고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가 된 ‘반지 세리머니’를 펼쳐 ‘반지의 제왕’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황선홍과 안정환이 6년 전 부산에서 펼쳤던 승리의 세리모니를 올 시즌 재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정민 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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