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지난해 8월 당내 경선에서 패했지만 당내 영향력은 건재하다. 4월 총선 공천을 둘러싼 한나라당 내 갈등이 고조된 것도 박 전 대표 측 세가 여전히 간단치 않기 때문이다.
현역 한나라당 의원 130명 가운데 박 전 대표의 계보는 40명 가량으로 분류된다. 이 당선인 측의 경우 경선 당시 50여명 정도였지만 경선 승리 이후 세를 불렸다. 경선 당시 중립 쪽에 섰던 의원들의 상당수가 대선 등을 거치면서 이 당선인 쪽으로 넘어 왔다.
하지만 박 전 대표 측은 경선 당시의 대오를 지금껏 유지하고 있다. 10일 박 전 대표의"밀실 사당화 공천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막아내겠다"는 발언이 나왔던 김용갑 의원 위로 만참 모임에 참석한 박 전 대표측 의원들만 해도 32명이나 됐다. 이는 이 당선인측과 박 전 대표측, 양 세력이 여전히 화학적으로 결합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도 된다.
경선과 대선을 거친 이후에도 박 전 대표측이 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박 전 대표의 정치적 영향력으로 설명될 수 있다. 박 전 대표계 의원들의 경우 대구ㆍ경북(TK)과 부산ㆍ경남(PK)을 중심으로 포진해 있고, 일부가 충청 및 수도권 출신 의원들이다. 다시 말해 박 전 대표의 지지도가 높은 지역 출신들이 많다. 의원들의 충성도도 그만큼 강하다.
의원뿐 아니라 원외 위원장에 대해서도 박 전 대표의 장악력은 막강하다. 지난해 경선 당시 양 캠프의 당협위원장 성향 분류에 따르면 전체 233개 당협위원장 가운데 이 당선인 측이 120여명, 박 전 대표측이 80~100여명 정도였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여전히 박 전 대표를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박 전 대표는 명실상부한 한나라당의 2대 주주의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박 전 대표측의 당내 세력과 결속력 등을 감안하면 이 당선인측간 당내 갈등은 수시로 전개될 개연성이 있다. 한나라당은 파열음이 언제든 터져 나올 수 있는 다소 불안정한 구조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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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훈 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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