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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병에 106만원 '귀족물'…"난 격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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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병에 106만원 '귀족물'…"난 격이 달라!"

입력
2008.01.21 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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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화려하고 다양해진다. 옷이 날개라고 화려한 용기에 담으니 왠지 달라 보인다. 여기에 마치 “물을 물로 보지 마”라는 듯 다양한 기능까지 첨가되니 얕잡아볼 수 없게 된다.

그렇지만 용도는 같다. 마시라는 거다.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서든 피부 미용에 좋다는 이유든 아니면 옛말처럼 냉수 마시고 속 차리기 위해서든 물은 체내 수분 유지를 위해 마셔야 하는 것이다.

어, 근데 이게 웬일? 흔하디 흔하다고 생각했던 물, 그래서 쉽게 마실 수 있다고 생각했던 물의 값이 천차만별이다. 500ml를 기준으로 350원짜리가 있는가하면, 무려 100만원이 넘는 것도 있다.

입이 쩍 벌어진다. 수소 2개와 산소 1개가 모여 이뤄졌다고 화학 시간에 배웠던 그 물이 아닌가? H2O에 루트(√)라도 붙여 다른 물이 됐는지 자못 궁금해진다. 가장 싼 물과 가장 비싼 물은 어떻게 다를까? 극과 극을 비교해봤다.

현재 시중에서 팔리고 있는 물 중 가장 비싼 것은 미국 BIO2 사가 개발한 AO2(아쿠아 옥시즌). 60ml에 무려 12만8,000원이란 금액으로 시중에 판매된다.

원래 밀폐된 공간에서 생활해야 하는 우주인을 위해 개발한 기능성 음료에서 출발했다. 일반 1급수의 물에는 10ppm의 산소가 들어 있지만, AO2에는 무려 10만ppm이 들어있다고 한다.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물 60ml에 12만8,000원은 너무한 거 아닌가?

그런데 이유가 있다. AO2는 그냥 마시는 게 아니라 일반 물에 15방울 정도 떨어뜨려 마셔야 한다. 60ml를 한꺼번에 마시면 체내 산소 수치가 급격히 올라갈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란다.

그래서 3,000ppm의 산소를 함유한 산소음료수 ‘파워 런 AO2’를 개발해 조금 싼 가격으로 공급하고 있다. AO2 한국 판매사인 BIO2코리아 관계자는 “뛰어난 산소 공급으로 운동 시 호흡 조절에 효과적이며, 머리를 맑게 해준다”며 전국마라톤협회 공식 음료라고 말했다.

가장 싼 물은 국산 ‘석수와 퓨리스’다. 대량구매하면 500ml 기준으로 300원대(20개에 6,000원)까지 저렴해진다. 여름철 얼려서 파는 수고를 더한다 하더라도 하나에 500원을 넘지 않는다. 그렇다고 ‘싼 게 비지떡’은 아니다. 광고를 곧이곧대로 믿는다면 세계 3대 광천지역에서 추출한 미네랄이 다량 함유된 천연광천수다.

소백산맥 지하 200미터에서 취수해 살균을 거쳐 판매되는 것으로 가격 경쟁력 좋고 깨끗하기까지 하다. 칼슘, 마그네슘, 칼륨, 나트륨 등 물에 함유된 미네랄도 비싼 물 못지않다. 비슷한 가격대의 ‘스파클’ ‘삼다수’ 등에서도 비슷한 수치가 나온다.

물 값은 이렇게 몇백원대에서 수만, 수십만원대까지의 스펙트럼을 갖고 있다. 가격 만큼이나 종류와 기능도 다양하다. 어떤 물을 마실지는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다. 원효대사가 해골에 고인 물을 마시고 깨달음을 얻었듯, 물의 맛과 기능도 마음에 달려있는 것 아닌지.

이대혁 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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