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을 만한 교복과 유익한 책을 1,000원에 판매합니다.”
졸업ㆍ입학 시즌을 앞두고 서울시내 자치구가 마련한 알뜰 장터 등에 가면 교복과 책을 값싸게 구입할 수 있다. 비록 입었던 교복이고 썼던 참고서지만 품질과 외관이 쓸만해 학부모들과 학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교복 교환장터(상설)가 열리고 있는 송파구의 구청사 앞 지하보도. 이 곳은 요즘 입학을 앞둔 학생과 학부모들의 발길이 부쩍 늘었다. 2004년부터 개설된 이 장터에서는 깨끗하게 세탁돼 다림질까지 마친 교복 한 점을 1,000원에 구입할 수 있다.
주부 김모(43)씨는 “바지, 셔츠, 조끼, 자켓 등 교복 한 세트를 시중가 100분의 1수준인 4,000원에 살 수 있다”며 “작년 고등학교에 들어간 둘째 아이의 교복을 이 곳에서 샀는데 지금까지 입고 있다”고 만족해 했다.
송파구 관계자는 “기증받은 교복을 세탁, 다림질하는 데 들어간 실비만 받고 있어 학부형들에게 인기가 아주 좋다”며 “지금까지 4,500여 점의 헌 교복이 새 주인을 찾았다”고 말했다.
기증은 청소행정과에 하면 되고, 학교 등에서 다량 기증할 경우 직접 방문해 수거하기도 한다.
양천구도 2월 21일부터 이틀간 구청 대강당에서 교복 및 학생용품 교환장터를 연다. 지난해 약 3,000여 점이 접수돼 1,200여명이 구매했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물품을 내고 받은 교환권을 접수하면 물품에 상응하는 다른 물품을 구입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중학교를 졸업하는 학생이 자신의 교복을 기증하고 진학 예정 고등학교 교복을 받는 방식이다.
교환권이 없어도 교복은 1만원(1벌), 참고서 등의 도서도 1,000~2,000원이면 구입할 수 있다. 구는 지난해 장터 운영으로 발생한 400여 만원의 수익금을 관내 학교에 장학금으로 기탁하기도 했다.
양천구는 교환 장터에서 거래될 물품을 분류하고 손질하기 위해 1월28일부터 2월 19일까지 물품을 미리 접수 받는다. 접수는 가까운 동주민센터나 구청 청소행정과, 녹색가게1호점(2647-6670)에 하면 된다.
강서구는 2월 11일부터 29일까지 등촌3동주민센터 1층 민원실에서 교복 재활용 장터를 열고 기부 받은 헌 교복 등을 무료로 나눠준다. 교복이나 참고서 등 학생용품을 장터에 기부할 수도 있다.
도봉구는 2월 21일(변동가능)부터 이틀간 지하철 4호선 창동역 인근 도봉상설알뜰매장 공간을 이용해 ‘2008 교복알뜰장터’를 연다. 도봉구 학부모회 연합이 관내 학교들과 연계해 중ㆍ고교 교복 1점당 1000원, 참고서 등 서적은 1권당 500원에 판매할 계획이다.
금천구도 ‘사랑의 교복 나누기’ 장터를 통해 졸업생들이 기증한 교복과 체육복, 책가방, 참고서 등을 모아 저렴한 가격에 팔고 있다. 장터는 시흥동 금빛 복지회 판매장에서 연중 열린다.
노원구에서는 장터를 여는 대신 재활용도가 높은 학교에 장학금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학교와 학부모들이 학교 자체적으로 교복 물려주기 운동을 펼치도록 유도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관내 12개 학교가 참가해 802벌의 교복이 재활용 됐다.
정민승 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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