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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 물리고… 의료계는 '冬鬪'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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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 물리고… 의료계는 '冬鬪' 중

입력
2008.01.21 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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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정부 의료정책 채택 과정에서 영향력 확대를 노리는 이해관계자 집단 간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와 건강보험공단의 상호 비방전은 법정 분쟁으로 비화됐고, 의사와 한의사 단체 간의 상호 공격도 위험 수위를 넘어섰다.

건보공단과 공단 노조는 20일 명예훼손을 이유로 주수호 의협회장 등을 서울 서부지검에 고소했다고 밝혔다. 건보공단은 의협의 최근 보고서를 문제 삼고 있다. 의협은 보고서에서 ‘공단 직원 평균 연봉이 4,798만원으로 일반 근로자(3,053만원)보다 57%나 높고 5년간 유휴인력 감축이 1.5%에 불과하며, 2004년 1인당 복리후생비로 1,171만원을 지출하는 등 방만한 행태를 보였다’며 강도 높은 감사와 경쟁체제 도입을 촉구했다.

건보공단 노조는 2000년 공단 통합이전 1만5,000명이던 직원이 8,800명 수준으로 감소한 점을 들어 의협의 주장을 “터무니 없다”며 일축하고 있다.

노조측은 의협에 맞서 우리나라 의사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상대적으로 가장 많은 돈을 벌어 들인다는 자료도 공개했다. 노조는 이 자료에서 2006년 기준 국내 의사들의 1인당 연 평균 진료비 수입은 최소 2억5,900만원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임대료와 인건비 등을 감안해 진료비의 절반만 인정해도 순소득은 13만6,000달러이며, 이는 1인당 국민소득(1만8.000달러)의 7.5배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OECD 회원국 의사의 평균 보수(12만5,436달러)가 1인당 국민소득의 4.5배에 불과하므로 한국 의사가 세계에서 가장 많은 돈을 벌고 있다는 것이다.

노조 관계자는 “자동차ㆍ산재보험 환자 등 통계에 잡히지 않는 부분까지 포함하면 수입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조측은 최근 의사들의 정확한 수입 실태를 밝히기 위한 공개토론도 의협측에 제안했다.

대한한의사협회와 의협 간 갈등의 골도 깊어지고 있다. 한의사협회는 연초 의협 산하 ‘의료일원화 특별위원회’가 국회의원 전원과 언론기관에 ‘반 한의학 서적’ 3권을 동시에 배포한 것에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한의사협회에 따르면 의협이 배포한 책은 ‘미안하다 한의학’, ‘한방약은 위험하다’, ‘한방약은 효과없다’ 등 제목부터 한의학에 부정적이다. 한의학을 폄하하려는 의도가 짙다는 게 한의사협회측의 판단이다. 한의사협회 김수범 부회장은 “의협이 근거도 없는 책을 토대로 한의학 말살 행동을 중지하지 않는다면, 양방의 문제점을 정리한 책자를 배포하는 등 한의사들도 맞대응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같은 보건 의료계 내부 이해집단의 갈등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한 의료계 인사는 “새 정권이 들어서면 사회보험 징수기능 통합과 건강보험 수가 조정, 영리 의료법인 허용 등 의료 정책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며 “이 과정에서 이해 집단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 기싸움을 벌이고 있지만, 지나친 직역이기주의는 삼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철환 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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