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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지분형 주택' 의욕이 너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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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지분형 주택' 의욕이 너무 앞선다

입력
2008.01.21 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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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직 인수위가 무주택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을 지원하기 위해 ‘지분형 주택분양제도’를 도입한다고 한다. 전용면적 85㎡(25.7평) 이하의 국민주택을 대상으로 이르면 9월부터 시행될 이 제도의 핵심은 집값의 4분의 1 정도의 돈만 있으면 집을 살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2억원 짜리 아파트의 경우, 실거주자와 재무적 투자자가 1억원씩 내 각각 지분의 반을 갖게 되는데, 실수요자는 국민주택기금에서 5,000만원을 장기저리로 빌릴 수 있어 실제 부담금은 5,000만원이라고 한다.

영국 등에서 시행되고 있는 이 제도가 인수위의 취지와 의도대로 뿌리를 내린다면 무주택 서민들에게 복음과도 같을 것이다.

그러나 ‘이명박식 반값 아파트’의 실현가능성에 대해선 의문이 많다. 우선 주택 소유권이나 임차권이 없는 49%의 지분을 살 투자자들이 많겠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인수위는 과거 비축용 임대주택사업에 투자자들이 몰린 사례가 있는 만큼 사업성이 있는 지역을 잘 선정하면 충분히 성공할 것이라고 말한다. 또 투자자가 언제든 보유지분을 팔거나 유동화할 수 있게 한단다.

그런데 여기에 함정이 있다. 펀드 등 투자자에게 일정 수익률을 보장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현재 주택담보 대출의 금리가 7% 안팎임을 감안할 때 그 이상의 수익이 기대되지 않는다면 관심을 끌기 힘든다.

집값이 매년 10% 정도 오른다는 것을 전제해야 사업이 진행되는 셈이다. 좋은 입지를 택해 기대수익률을 높이면 투자자들이 몰리는 대신 집값이 불안해지고, 입지가 나쁘면 실거주자나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영국 등에서 지분형 주택에 민간 투자자본을 충분히 끌어들이지 못해 공적기관이 지분을 사들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자칫하면 재정으로 서민층의 집값을 지원해 줘야 한다는 얘기다.

이 같은 부작용과 문제점을 잘 따져 정책도입 여부부터 재검토하기 바란다. 환매조건부 혹은 토지임대부 아파트 등 불과 몇 개월 전 시도해본 포퓰리즘 정책의 폐해와 전철을 되풀이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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