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우리생애 최고의 순간> 은 여러 가지로 성공하기 힘든 영화였다. 그런데 개봉(10일)하자마자 7주동안 외화에 내주었던 박스오피스 톱 자리를 되찾아왔고, 11일 만에 관객 150만 명을 돌파했다. 우리생애>
예매순위도 2주째 1위다. 20일에는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까지 직접 극장을 찾아 영화를 보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으니 <우생순> 은 흥행에 날개 하나를 더 단 셈이다. 우생순>
▦충무로에는 "스포츠영화는 안 된다"는 속설이 있다. 완성도와 배우는 문제가 안 된다. <슈퍼스타 감사용> <보리울의 여름> 이 그랬고 송강호 김혜수 주연에 당시(2002년) 반일감정까지 등에 업고, 그렇게 잘 만들었다고 칭찬이 자자했던 도 '대박'에는 실패했다. 보리울의> 슈퍼스타>
<우생순> 은 그나마 야구나 축구도 아니다. 올림픽이 아니면 언제 경기가 열리는지, 어떤 선수가 있는지도 모르는 여자핸드볼이다. 더구나 주인공들이 아줌마다. 우생순>
감독(임순례) 역시 세련된 상업성과는 거리가 멀다. 강호 덴마크와 19번의 동점을 기록하면서, 연장전까지 무려 128분간 사투를 벌인 '2004년 아테네올림픽 결승전' 도 손쉬운 재료는 아니었다. 말 그대로 '각본 없는 극적인 드라마'가 자칫 '어설픈 흉내내기'로 바뀔 가능성도 많았다.
▦<우생순> 은 이런 위험들을 '땀'과 '마음'과 '작전'으로 뒤집었다. 우직함의 가치를 믿는 감독과 배우들은 억척스러운 핸드볼 선수로 바뀌었다. 영화는 단순히 다시 보는 승부가 아니라, 그 여정과 그들의 삶 속으로 들어가 아픔과 상처와 눈물을 질펀하게 펼치는 휴먼 드라마가 됐다. 우생순>
감동에 집착한 나머지 미숙(문소리)의 경우에서 보듯 상황설정이, 이야기가 지나치게 작위적이고 상투적이면 어떤가. 영화가 우리의 삶을 잠시 쓰다듬어 줄 수만 있다면.
▦<우생순> 이 '한데볼'이라는 자조 섞인 별명까지 붙은 한국핸드볼의 관심과 인기를 살려줄 것으로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다. 주연 배우들이 핸드볼큰잔치가 열리고 있는 경북 안동으로 달려가 시구를 하면서 "핸드볼 사랑해 주세요"하고, 매스컴도 연일 핸드볼로 떠들어대고, 그 기막힌 홍보전략에 <우생순> 이 더욱 뜨니 착각할 만하다. 우생순> 우생순>
언제는 안 그랬나. 1992, 1996, 2004년에도 잠깐 말 뿐, 올림픽 직후에 열린 핸드볼큰잔치의 관중은 늘 200명이었고, 대기업의 외면으로 선수들은 외국으로 흩어졌다. 영화 한 편으로 그것을 바꾸기에는 그 '한데' 세월이 너무나 길고도 깊다.
이대현 논설위원 leed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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