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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4·9 총선 3大 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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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4·9 총선 3大 난제

입력
2008.01.21 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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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심판진 샅바싸움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회 구성은 이명박 당선인측과 박근혜 전 대표측의 한판 승부를 예고하는 난제 중 난제다. 24일 공심위 인선 완료 시한을 앞두고 이미 양측은 물러설 수 없는 싸움을 시작했다.

그러나 조그만 충격에도 금이 가는 크리스탈잔처럼 어느 한쪽이 무리하면 파경을 맞을 수도 있는 예민한 문제이다. 완충역인 강재섭 대표가 공심위 구성 과정에서 자신의 의지를 관철시키려 할 가능성이 높지만, 오히려 갈등이 격화될 수도 있다.

공심위 구성은 곧 공천 결과로 연결되기 때문에 양측은 자파 인사를 더 포함시키려고 혈안이다. 당장 총선기획단이 공심위원 11명을 외부 인사 6명, 당내 인사 5명으로 구성키로 한 것을 두고 논란이 거세다.

박 전 대표측은 외부 인사를 과반으로 하는 데 강력 반발하고 있다. 박 전 대표측 핵심 인사는 18일 “말이 좋아 외부 인사지 이 당선인의 뜻에 맞는 사람들로만 채울 우려가 크다”고 반박했다.

공천이 이 당선인측 마음대로 진행될 수 있다는 의미다. “당내 인사가 더 많아야 하는 것이 정당의 기본” “차라리 양측이 추천하는 사람으로 구성하자”는 주장도 있다.

이 당선인측은 그러나 요지부동이다. 이 당선인측 핵심 인사는 “6대5는 이미 결정된 일”이라며 “외부 인사를 조정한다고 하는데 외부 명망가를 누가 조정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17대 총선 공천 때도 그랬듯 외부 인사 과반은 당연하며 국민 뜻에도 맞다”는 주장도 한다. 외부 인사는 각 분야 명망가 중 객관적 인사를 인선한다는 방침이다.

공심위원장을 두고도 의견차가 크다. 현재 경선 당시 국민검증위원장을 지낸 안강민 전 서울지검장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인명진 당 윤리위원장, 박관용 전 국회의장 등도 거론된다.

그러나 박 전 대표측은 “공심위원장은 당내 인사로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인 위원장과 박 전 의장에 대해선 한쪽으로 치우쳤다며 비토하고 있다. 박 전 대표측은 중립적이면서도 당내 인사인 권영세 의원 등을 선호하고 있다.

이 같은 양측의 갈등은 박 전 대표가 중국 특사 일정을 끝내고 19일 귀국해 정면 대응에 나서면 최고조에 이를 전망이다.

2- 老공신 읍참마속

이른바 물갈이 공천과 이명박 당선인측 다선 중진 의원의 출마를 둘러싼 함수관계도 쉽게 풀리지 않는 고민거리다.

노장파 대신에 젊은 피를 수혈하자면서 이들이 당에 남는다면 공천에서 탈락하는 쪽에서 수긍할 수 있겠느냐는 논리가 당내에서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친이 인사 가운데 5선 중진인 이상득 국회부의장, 박희태ㆍ김덕룡 의원 등이 고민의 한 가운데에 있다. 특히 이 부의장은 73세로 당내 최고령인 데다 이 당선인의 친형이다.

만약 이 부의장이 자진 불출마 선언한다면 물갈이 공천의 명분을 틀어쥘 수 있는 최고의 카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이 부의장의 경우 6선에 도전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게 측근들의 전언이다.

차기 국회의장 하마평에 오르고 있는 박 의원도 출마가 유력하며, 김 의원 역시 지역구 주민에게 의정보고서를 돌리는 등 출마 준비를 시작했다.

그러나 김 의원은 5ㆍ31 지방선거 때 부인이 공천 헌금을 받아 사법처리된 오점을 감안한다면 선뜻 공천을 주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김 의원의 공천 여부는 물갈이 공천 여부의 바로미터 중 하나가 될 것이란 점에서 벌써부터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제는 이 당선인측이 정치적 도의상 이들에게 희생을 감수하라고 요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세 사람은 대선 기간 주요 현안을 결정했던 '6인 회의' 멤버로, 대선 승리를 이끈 공신이다. 특히 이 당선인 입장에선 안정적 국정운영을 위해 이 부의장 등이 당내 갈등의 조정자로서 역할을 해줘야 한다는 현실적 필요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들을 놔둔 채 개혁 공천을 시도하면 박근혜 전 대표 진영으로부터 반발을 살 가능성도 있다. '새 피 수혈' 주장이 결국 친박 진영을 몰아내기 위한 정치적 술수가 아니냐는 빌미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박 전 대표측은 이미"공천 기준을 제시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실제로 친박 인사 가운데 3선 중진 및 60대 중반 이상인 박종근(70) 이상배(69) 김기춘(68) 이해봉(65) 의원 등이 같은 선수인 김용갑(72) 의원의 불출마 선언으로 무언의 압박을 받고 있어 형평성 논란도 예상된다. 이에 따라 이 당선인측에선 노장파의 거취에 대한 '묘수'를 찾을 수 있을지가 공천 물갈이를 둘러싼 진통의 강도를 결정할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3- 김현철 정치컴백

한나라당 안팎에선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48)씨의 총선 출마설이 유력하게 나돈다. '개혁공천'을 내세우는 이명박 당선인과 한나라당에겐 골칫거리가 아닐 수 없다.

소문의 골자는 "김 전 대통령이 대선 때 이 당선인을 적극 지원한 것을 들어 이 당선인에게 아들 공천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 전 대통령이 지난해 당 경선에서 이 당선인 지지를 선언했을 때도 "아들 공천 때문이다. 김 전 대통령 마지막 소원이 아들 금배지 달아 주는 것"이라는 등 이야기가 돌았다.

김씨는 11일 서울 한 호텔에서 열린 김 전 대통령 팔순 잔치 때 행사장 입구에서 손님들을 일일이 맞이했고, 이는 김씨가 정치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됐다.

김씨는 경남 거제와 부산 서구를 두고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거제는 김 전 대통령의 출생지이고, 서구는 김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다. 김씨는 2004년 17대 총선 때 거제에 선거사무소까지 차렸다가 여론 역풍 등 때문에 중도 포기했었다. 얼마 전 김씨가 거제에 또 다시 사무실을 낸다는 소문이 났었으나, 현재까진 '정중동' 행보를 하고 있다고 한다.

상도동에선 싸늘한 민심을 상당히 의식하는 것으로 보인다. 김 전 대통령의 김기수 비서실장은 18일 "정해진 것은 아무도 없다"고 말을 아꼈다. 한나라당의 한 민주계 의원은 "출마한다면 거제에서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하지만 출마설이 나오는 것 자체가 이 당선인에겐 곤혹스러운 일이다. 대선 때 김 전 대통령의 공을 모른 채 할 수도 없고, 논공행상을 하자니 '인적 쇄신을 통한 당 체질 개선'이라는 명분이 무색해지기 때문이다. 또 김씨 출마가 거론되는 곳들은 공교롭게도 친박(親朴)의원들의 지역구다. 거제에선 김기춘 의원이 4선 도전을 선언한 상태이고, 유기준 의원의 부산 서구는 대선 때 이 당선인의 득표율(60.9%)이 부산에서 가장 높았다.

김씨는 문민정부 때 '소통령'으로 불리며 온갖 이권에 개입하다 한보사건으로 1997년 구속돼 '역대 현직 대통령 자녀 중 첫번째 수감자'라는 기록을 썼다. 그는 2006년에도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사법처리 됐다가 지난 해 2월 사면ㆍ복권됐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김영화 기자 최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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