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나훈아 주말이면 찾아낼듯"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나훈아 주말이면 찾아낼듯"

입력
2008.01.21 05:15
0 0

■ 서서히 드러나는 나훈아 행적… 본지 단독 경찰 동행 '추적르포'

‘나훈아는 서울에 있다!’

스포츠한국 취재진이 경찰 동행 단독 취재에 나서 나훈아의 행적을 쫓았다. 나훈아의 행적을 쫓고 있는 부산경찰청 광역수사대가 그의 신병을 조만간 확보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부산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7일과 18일 3개팀을 서울로 급파해 서울 한남동 이태원 등지로 나훈아의 행적를 압축한 후 이르면 주말쯤 그를 찾아낼 것으로 관측했다.

부산경찰청 광역수사대의 한 관계자는 “이미 부산과 인근 지역 8개 병원을 수사하는 등 다각도로 그의 행보를 추적했다. 18일 오후 서울 모처에서 3개 팀 10여 명의 수사진이 회의를 갖고 나훈아의 행적이 어디로 이어지고 있는지 좁혔다”고 밝혔다.

경찰의 움직임이 숨가쁘게 진행되는 와중에 나훈아의 목격담도 스포츠한국 편집국으로 속속들이 접수됐다. 서울 한남동과 이태원에서 그를 봤다는 게 제보의 주요 내용이었다. 때 마침 경찰은 나훈아가 5일 아랍에미레이트연합을 통해 입국했다고 확인했다. 이에 스포츠한국 취재진은 이태원을 비롯한 한남동으로 나훈아의 행적을 쫓았다.

# 서울 한남동, 나훈아의 외제 승용차만 덩그러니

취재진이 18일 오후 찾은 나훈아의 자택이 있는 서울 한남동에 고급 주상복합아파트는 쌀쌀한 겨울 날씨만큼 스산한 기운이 감돌았다. 한강을 바라보는 언덕 입구에 자리한 이 아파트는 겉에서 봐도 위용이 느껴질 만큼 고급스러웠다. 때 마침 부산경찰청 광역수사대 수사팀도 나훈아의 집을 방문했다.

이 관계자는 수사과정에 대해 말을 아끼는 듯하더니 은근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나훈아의 행적이 어느 정도 파악했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이 관계자는 “올해 초에 한국으로 들어왔어요.

어제 치료를 받았다는 병원도 조사를 해봤어요. 부산에 머물고 있다는 소문은, 역시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우리가) 서울로 올라온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지 않겠어요?”라고 슬쩍 눙쳤다.

경비실을 찾으니 질문에 앞서 손사래부터 친다. 경비 직원은 “나훈아씨, 저희도 만나고 싶네요”라며 머리를 긁적였다. 이 경비직원은 “등잔 밑이 어둡다고, 최근에야 그 소문을 들었죠. 여기 사시는 거야, 맞죠. 하지만 한 1년 가까이 봤다는 사람이 없어요. 그 집에 사람 출입이 아예 없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취재진은 광역수사대 수사팀과 함께 나훈아가 타고 다녔다는 차량을 함께 살펴봤다. 나훈아의 흔적이 느껴지는 BMW와 벤츠 승용차 두 대는 서로 마주보고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혹시 엔진의 미열이 남아 있는지 보닛에 손을 대보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승용차는 싸늘한 날씨처럼 오랜 기간 방치된 듯 먼지가 살짝 내려앉아 있었다.

나훈아의 집 인근에 위치한 중국음식점 세탁소 슈퍼 부동산 쌀집 등 상가에서 만난 주민들의 반응은 한결같았다. ‘산다는 얘기는 들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본 적은 없다’로 집약됐다.

중국 음식점에서 만난 주민은 나훈아가 생각보다 오랫동안 집을 비운 것으로 기억했다. 이 40대의 여성은 “예전에 나훈아가 산다고 해서 구경도 가고 그랬어요. 나훈아 차가 지나가면 아줌마들이 소리도 지르고 그랬죠. 그랬던 게 한 참 된 것 같네요”라고 기억을 되짚었다.

#서울 이태원동, ‘꼭꼭 숨어라’ 취재진 피해 묵묵부답

스포츠한국의 또 다른 취재진은 같은 시각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 위치한 나훈아가 운영했던 아라기획을 찾았다. 흰색 2층 건물에 위치한 아라기획은 이미 간판을 내린 상태였다. 아라기획 관계자들은 나훈아의 소문들을 의식한 듯 문을 꽁꽁 잠그고 취재진과 접촉을 거부했다.

2층 사무실은 불이 켜져 있었고, 창문도 열려 있었다. 사람이 있음을 한 눈에 알 수 있었지만 계속되는 취재 요청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문을 두드리자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이 안으로 황급히 대피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그의 형이 운영한다는 H 레스토랑을 찾았다. 아라기획 사무실과 바로 인접해 있었다. 레스토랑은 내부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문까지 잠근 채 공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레스토랑은 창문 등을 가리는 바람에 안의 상황을 파악할 수 없을 정도로 어두웠다. 출입구는 잠겨 있는 상태였다. 간간이 공사 인부들이 드나들 때만 출입구를 이용했다. 노크를 해봤지만 묵묵부답이었다. 한참이 지난 후 인부인 듯 보이는 사람이 잠시 나왔다가 취재진을 발견하고 황급히 안으로 들어가더니 문을 잠궜다.

#경찰측, “그를 찾는 건 시간 문제. 그도 피해자다.”

나훈아의 행적을 쫓으면서 나훈아가 귀국과 함께 서울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기운이 감지됐다. 나훈아가 최근 서울의 한 스튜디오에서 음악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문과 함께 그가 직접 운영하는 공연기획사에서 몇몇 관계자들이 논의하고 있는 모습이 포착되고 있다. 때 마침 나훈아의 가족이 운영하는 레스토랑 역시 내부 수리를 하면서 재영업을 할 태세를 갖추고 있는 것도 눈에 띈다.

부산경찰청 광역수사대측은 조만간 나훈아의 행적을 찾아낼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실제로 와병설 이혼설 야쿠자협박설에 이어 미국 체류설, 부산 칩거설 등도 경찰의 출입국관리 기록 확인만으로 금세 와전된 것으로 판명됐다.

나훈아는 지난해 12월 출국해 지난 1월5일 아랍에미리트연합에서 머물다 귀국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측은 나훈아의 야쿠자에 의한 상해설과 관련돼 의료보험 기록을 살펴본 결과 지난해 그가 하반기 이후 최근까지 국내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사실이 없다는 점도 확인했다.

광역수사대의 한 관계자는 “야쿠자 협박설, 신체 일부 절단설 등 범죄와 관련된 내용이 있어 사실 확인 차원에서 수사에 착수했다. 만약 사실이라면 나훈아도 피해자가 아니겠느냐. 또 다른 피해자를 방지하고, 애꿎은 소문의 희생양을 만들지 않기 위해 수사에 나서게 됐다”고 귀띔했다.

나훈아를 찾아내는 건 시간 문제다.

글ㆍ사진=스포츠한국 김성한기자 wing@강은영기자 kiss@sportshankoo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