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후 서울 삼청동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엔 비릿한 과메기 냄새가 진동했다.
인수위 대변인실이 대선 ‘D+한달’을 맞아 인수위 구내식당에서 출입기자들을 위해 조촐한 과메기 파티를 벌인 것. 대변인실에서 이날 오전 경북 포항 구룡포 시장의 최고급 과메기 300인분을 구입해 항공 편으로 직송했다고 한다. 소주도 함께 제공됐다.
이날 화제는 단연 ‘메뉴 정권교체’였다. 10년만에 호남에서 영남으로 정권이 넘어 가면서 “축하 메뉴도 정권 교체 되는 것이냐”, “새 정부 별칭을 과메기 정부라 하자” 등 우스개가 나왔다.
5년 전인 2003년 1월 노무현 대통령의 인수위에선 홍어 파티가 벌어졌었다.
당시 민주당 김홍일 의원이 자신의 생일이라며 홍어 다섯 상자를 보냈던 것이다. 이 때 인수위에선 ‘동서 화합’을 강조한다며 붕장어(아나고)를 긴급 공수하기도 했다. 이동관 인수위 대변인은 “메뉴 정권교체 같은 말이 자꾸 나오면 한달 뒤에 홍어 파티를 하는 방안도 추진하겠다”며 웃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각 지역 특산물에도 부침이 있었다. 국민의정부 때는 목포 홍어회가 떴고, 참여정부에선 부산 도다리회가 바통을 이어 받았다. 지난해 12월 대선 이후엔 제 철을 맞은 포항 과메기 한창 뜨는 중이다. 이명박 당선인의 고향인 ‘포항’ 간판만 달아도 식당이 잘 된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이날 과메기 파티엔 이경숙 위원장도 참석했다. 이 위원장은 “기자와 인수위 사람들이 피곤한데 좋은 음식이 없느냐고 주변 사람들한테 물으니 단백질이 풍부한 과메기를 추천하더라”고 했다. 그는 “평소 과메기를 즐기는가”라는 질문엔 “그냥 가끔 먹는다”고 했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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