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도 미술품처럼 법원이 아닌 민간 시장에서 경매를 통해 사고 팔 수 있는 사(私)경매 시장이 열렸다.
부동산 경매 전문업체인 지지옥션은 민간 경매방식으로 운영하는 부동산 사설경매장 ‘지지옥션부동산거래소’(www.ggi.co.kr)를 개설해 운영 중이라고 20일 밝혔다.
사경매(Private Auction)는 채무를 갚지 못해 강제 입찰에 부쳐지는 법원경매나 세금 미납 등으로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처분하는 경ㆍ공매와 달리 일반 개인이나 기업 등 부동산 소유자가 자발적으로 민간업체에 부동산 거래를 의뢰하는 방식이다. 미국 영국 호주 등 해외에서는 보편화돼 있지만 국내에서는 처음이다.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을 사설 경매를 통해 매각하려는 입찰자는 해당 물건을 사설경매 업체에 인터넷이나 서면, 방문을 통해 접수하면 된다. 이 때 매도 의뢰인은 부동산 가격에 따라 30만~50만원의 예납금을 내야 한다.
매각 의뢰가 들어오면 경매업체는 분쟁의 소지가 있거나 하자가 있는 매물은 걸러내고, 권리관계가 깨끗한 우량 물건을 중심으로 경매에 붙인다. 매수 희망자는 물건 검색한 후 경매업체가 마련한 경매장에 보증금과 신분증을 갖고 참석하면 된다.
경매는 총 3회에 걸쳐 공개매각으로 진행되는데 법원경매처럼 일괄 입찰 후 최고가를 써낸 입찰자에게 낙찰되는 방식이 아니라 미술품 경매처럼 즉석에서 호가(부르는 값) 방식으로 진행된다.
경매수수료는 매도자의 경우 낙찰가의 0.4%, 매수자는 0.1%선이다. 매각을 의뢰 받은 모든 경매 물건은 100일 내 100% 책임 매각을 원칙으로 한다.
그러나 사설경매인 만큼 권리관계가 복합하거나 허위 물건이 오를 가능성이 있고, 그로 인한 책임은 대부분은 낙찰자에게 돌아갈 것으로 보여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또 강제 집행권이 없어 분쟁 발생 시 조정능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지지옥션의 강은 팀장은 “경매를 이용하면 매도자는 경쟁을 통해 가격이 결정돼 제 가치를 받고 팔 수 있고 매수자는 우량 물건을 일반 중개 수수료에 비해 낮은 수수료를 내고 살 수 있어 이득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태훤 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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