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당선인이 새 정부 총리 인선 작업에 막바지 속도를 내고 있다. 총리 후보군에 대한 약식검증을 끝내고 후보를 3~5명으로 압축해 정밀검증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당선인 측은 임시국회가 시작되는 28일을 전후해 총리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이 당선인 측 핵심 관계자는 20일 “정부 존안자료 등을 활용한 약식검증 과정을 통과한 후보군에 대한 정밀검증에 착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핵심 관계자도 “정밀검증에 들어간 것은 맞다. 정밀검증을 위해 당사자들의 개인정보 열람동의도 받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밀검증 대상이 되는 후보군에는 이경숙 대통령직 인수위원장, 한승주 고려대 명예교수,안병만 전 한국외국어대 총장 등이 우선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원종 전 충북지사, 한승수 유엔 기후변화 특사도 우선 순위는 아니지만 정밀검증 후보군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유력한 후보 중 한 명이었던 손병두 서강대 총장은 본인이 고사했다는 후문이다.
일단은 정밀검증 대상에 포함된 후보군이 그동안 하마평에 오르내린 인사들 중에 있다는 것이 이 당선인 주변에서 나오는 이야기다. 그러나 기존에 언론에 언급되지 않은 새로운 인물의 발탁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어 보인다. 이 당선인 측 한 관계자는 “추가로 새로운 후보를 추천받고 있는 움직임도 감지된다”고 전했다.
국회 인사청문회 통과를 대비하는 정밀검증은 납세 및 병역, 재산 문제와 부동산 투기 문제, 학자인 경우 논문 표절 문제 등을 국세청 경찰청 행정자치부 병무청 등 관련 기관의 협조를 받아 꼼꼼히 따져보게 된다. 사안에 따라선 후보 본인은 물론, 친ㆍ인척 관련 내용도 검증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정밀검증은 최소 4, 5일 이상 걸리게 될 전망이다.
‘박근혜 총리’ 카드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관측도 있다. 박 전 한나라당 대표가 총리 거부 의사를 거듭 분명히 밝혔음에도 이 당선인 측에서는 “박근혜 총리 카드는 여전히 죽은 카드가 아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박 전 대표가 총리를 맡을 경우와 그렇지 않을 경우 두 가지 경우를 다 놓고 인선 작업을 하고 있다”는 말도 있다. 물론 박 전 대표의 태도를 볼 때 현재로선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은 분명해 보인다.
또 총리와 대통령실장은 서로 상호 보완적 역할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 패키지로 묶어 인선 작업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큰 그림을 놓고 사람을 고르는 것이다.
한편 정밀검증 대상으로 알려진 인사들 중 이경숙 인수위원장은 개인정보 열람동의 여부에 대한 질문에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고, 안병만 전 총장은 “연락받은 바 없다”고 말했다. 한승주 교수는 이 당선인 미국 특사단 일원으로 미국으로 출국했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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