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2008년 8월 8일 개막되는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끝내 좋은 모습을 전 세계에 보여주려고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이러한 노력을 하늘이 돕는지 2008년 8월 1일, 정확히 올림픽 개막 1주일 전 중국 북부지역에서 개기일식이 일어난다.
개기일식이란 달이 해를 전부 가려서 주위가 일시적으로 어두워지는 현상인데, 순간적으로 하늘에 커다란'다이아몬드 반지'가 나타난 것처럼 보이는 장관을 연출하기도 한다.
한마디로 하늘이 올림픽 식전 행사로 '우주쇼'를 열어 준다는 말이다. 천문학자로서 하늘이 돕는 중국을 축하해주고 싶다. 그리고 솔직히 부럽다. 이 개기일식은 2008년 8월 1일 서쪽에서부터 동쪽으로, 중국 하미-주취안-시안-정저우 지역에서 차례로 관측된다.
특히 하미-주취안 지역은 북쪽 '비단길'이기 때문에 세계 언론과 관광객들의 주목을 받게 될 것이다. 중국 시각으로 일몰 직전, 즉 오후 7시~7시 25분에 걸쳐 일어나기 때문에 관광객들은 붉은 저녁놀 속에서 다이아몬드 반지를 볼 수도 있다. 이 일식은 우리나라에서도 8월 1일 오후 7시 18분부터 부분일식으로 관측될 예정이다.
하늘은 유엔이 정한 '세계 천문의 해' 2009년에도 중국을 도와줄 예정이다. 2009년 7월 22일 중국 시각으로 오전 9시 10분~9시 40분에 걸쳐 개기일식이 청두-우한-항저우-상하이 지역에서 차례로 일어난다.
아예 중국 대륙을 관통하면서 대도시들 상공에서 일식이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 중국의 천문학계는 물론 정부까지 나서 나라의 '기를 살릴' 천문행사를 계획하고 있다는 귀띔이다.
2009년의 개기일식은 중국뿐 아니라 인도와 일본에서도 일어난다. 이 일식은 인도에서 시작돼 중국을 지나 우리나라 제주도 남쪽 300~400㎞ 공해를 지난 후 일본 규슈와 오키나와의 중간 지역, 그리고 일본의 이오지마를 지난다.
현재 달에 먼저 가려고 우주에서 경쟁하고 있는 인도, 중국, 일본 세 나라의 '세계 천문의 해' 행사는 요란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 일식도 우리나라에서는 부분일식으로 관측될 예정이다.
우리나라에서도 1박2일 여정으로 일식관측 크루즈 여행을 얼마든지 기획할 수 있다. 천문학자들도 바다에서 개기일식을 보는 것이 꿈일 정도로 그 광경은 환상적이라고 한다. 어찌 일식뿐이랴. 황홀한 밤바다에서 별자리 교육을 받고 망원경으로 은하까지 관측할 수 있어 글자 그대로 '꿈의 우주항해'가 될 것이다.
날씨가 흐리면 맑은 지역으로 이동하면 그만이기 때문에 실패할 확률도 거의 없다고 본다. 문제는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여행에 참가하겠느냐 하는 점이다.
10여 년 전 가까운 태국에서 개기일식이 있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겨우 30여 명이 일식관광을 떠났었다. 설마 우리 국민의 우주에 대한 관심이 아직도 이 정도 수준일까. 참고로 그때 일본에서는 수만 명의 관광객이 일식관광을 마쳤다고 한다.
우리 한반도에서는 2035년이 되어야만 평양과 원산을 연결하는 고속도로를 따라 개기일식이 일어나게 된다. 필자도 죽지 않았으면 휠체어를 타고서라도 그곳으로 갈 것이다. 설마 그때까지 통일이 안 될까. 그 날 흐리면 어떡하나 항상 걱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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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재·한국천문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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