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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빠찡꼬 불황에 동포사회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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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빠찡꼬 불황에 동포사회 휘청

입력
2008.01.21 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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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찡꼬와 슬롯머신 등으로 대표되는 사행 업종의 극심한 불황으로 재일동포 경제가 심각하게 흔들리고 있다.

동포사회는 빠찡꼬ㆍ슬롯머신 업종을 ‘재일동포의 기간산업’이라고 부르고 있다. 동포들에 대한 일본 사회의 차별이 극심했던 시절 거의 유일한 호구지책으로 진출해 자리를 잡았고, 여기서 축적한 자금은 동포금융 등 다른 사업으로 확장하는 데 종자돈으로 사용돼 왔기 때문이다. 민단에 따르면 일본 전국의 빠찡꼬ㆍ슬롯머신 점포의 70% 이상이 재일동포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시작된 사행 업종의 불황은 해가 갈수록 극심해져 동포사회를 위협하고있다. 지난 한해 도산한 빠찡꼬ㆍ슬롯머신 점포가 1,200개에 이를 정도로 줄도산이 멈추지 않고 있다. 민단 관계자는 “이런 추세라면 현재 남아있는 1만3,000여개의 점포가 3월이 되면 9,000개대로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슬롯머신 점포의 경우는 50%가 격감한 상태라고 관계자는 덧붙였다.

불황이 동포사회에 미치는 부작용은 심각하다. 이미 빠찡꼬ㆍ슬롯머신 점포의 주인과 종업원 등 수만명의 동포들이 일자리를 잃었다. 생활보호를 받아야 할 동포가 급속히 늘어나 일본사회에서 새로운 갈등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는 걱정이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도 동포 금융이 급속히 위축돼 동포 경제 자체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일본에는 한국계 동포 금융이 8개, 조총련계 금융이 5~6개가 있는데 이중 30~40%가 빠찡꼬ㆍ슬롯머신 자금을 모태로 만들어진 것이다. 줄도산에 의해 불량채권이 증가할 경우 파산하는 금융도 속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불황은 사행 업종에 대한 일본 당국의 규제가 대폭 강화되고, 빠찡꼬ㆍ슬롯머신 인구 자체가 급격하게 감소한 것 등이 주요 원인이다. 그러나 동포들은 빠찡꼬 등에서 벌어들인 돈이 조총련을 통해 북한으로 흘러 들어가는 것을 싫어하는 일본 정부의 무언의 압력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민단 관계자는 “조총련이 차명으로 직영하는 점포가 20개 정도가 되기 때문에 일본 당국의 신경이 곤두서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도쿄=김철훈 특파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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