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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라운지] 프로농구 최소경기 200승 전창진 원주 동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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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라운지] 프로농구 최소경기 200승 전창진 원주 동부 감독

입력
2008.01.21 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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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좋아보이는 인상에 부드러운 말투, 듬직한 풍채까지. 원주 동부 전창진(45) 감독을 보면 넉넉한 ‘옆집 아저씨’가 연상된다.

하지만 그가 감독으로서 세운 업적은 옆집 아저씨의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어도 너무 멀다.

전 감독은 지난 18일 창원 LG전 승리로 역대 최소 경기(335경기) 정규리그 200승 기록을 세웠다. 200승은 통산 5번째.

11시즌 프로농구 역사 중 3차례나 팀을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시켰고 이 중 두 차례 우승컵을 안긴 전 감독은 또 하나의 의미 있는 이정표를 세우게 됐다.

주무부터 사령탑까지

전 감독은 1986년 삼성전자에 입단했다. 그러나 중학교 때 당한 부상을 떨치지 못한 탓에 2년 만에 선수 생활을 접어야 했다.

그는 은퇴한 지 열흘 만에 삼성전자 주무를 맡아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이후 전 감독은 총무부, 운영홍보부를 거치며 10년 동안 다양한 경력을 쌓았다.

‘제3의 인생’은 프로가 출범한 97년부터였다. 수원 삼성(현 서울 삼성)의 코치로 코트에 복귀한 전 감독은 99년 원주 나래(현 동부) 코치를 맡으면서 원주와 인연을 맺었다.

이후 삼보(현 동부)의 감독대행을 거쳐 감독 첫 해인 2002~03시즌 선수로서 누려보지 못한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농구밖에 난 몰라

전 감독은 아내와 아들, 딸을 모두 캐나다에 보냈다. 떨어져 지낸 지가 벌써 9년째다. 그리움이 사무칠 법도 하지만 일주일에 한 번씩 국제전화를 하는 게 고작이다.

전 감독은 “농구와 가족 둘 다에 충실하기는 솔직히 힘든 것 같다. 감독을 맡으면서 농구에 미치기로 마음을 먹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체질적으로 술과는 거리가 먼 전 감독은 쉬는 날에도 원주 행구동 숙소에서 ‘방콕’ 한다. 전 감독은 숙소에 틀어박혀 비디오 분석에 열을 올린다. 2,3번씩 테이프를 되돌려 보며 깨알 같은 글씨로 메모까지 한다. 이렇게 모은 전력분석노트가 15권이나 된다.

‘명장’ 전창진

전 감독은 ‘명장’이라는 말을 한사코 거부한다. “그저 복이 많을 뿐”이라며 ‘복장(福將)’을 자처한다. 어느 정도의 성적을 더 올려야 명장 소리를 편하게 들을 수 있을까.

전 감독은 “먼 미래를 생각한다면”이라는 단서를 단 뒤 “약한 팀에 가서 좋은 성적을 올려보고 싶다”고 말했다. 우승 때마다 따라다녔던 ‘멤버가 좋았다’는 부러움 섞인 시샘에서 자유롭고 싶다는 뜻이다.

하지만 올 시즌 팀을 1위로 이끌며 최단경기 만에 200승 감독이 된 그에게 ‘명장’이라는 호칭은 그리 과한 것이 아니다.

양준호 기자 pir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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