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프라임모기지 다음은 신흥시장 M&A?
미국과 유럽 은행들이 신용경색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신흥국의 인수ㆍ합병(M&A) 시장에 경쟁적으로 뛰어든 것이 결국은 거품으로 되돌아올 가능성이 있다고 로이터가 20일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BNP파리바 영국법인 책임자인 루도비치 드 몽티예는 “신흥시장 자산에 거품이 끼기 시작했다”며 “상대적인 고속성장이 계속 이어진다는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지만 신흥시장에도 경기 사이클이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쟁이 심해지면서 신흥 시장에 대한 경기 침체 우려는 물론 지정학적 위험 등 불안요소들에 대한 고려가 부족한 채 투자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수년 간 전 세계적 과잉유동성이 지속되면서, 금융기관 및 사모펀드 등에 의한 M&A시장은 기하급수적으로 팽창해왔다.
전문가들은 폴란드, 터키 및 우크라이나에서 시가에 비해 지나치게 높게 은행 등이 거래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터키의 데니츠뱅크는 2006년 씨티그룹과 소시에테제너럴, BNP파리바 등이 경쟁해 장부 가격보다 4배 비싼 가격에 지분을 팔았다.
지난해 7월 사우디 내셔널 뱅크는 터키의 터키예피난스 지분을 시가보다 5.8배 비싸게 매입했고, 이탈리아의 유니크레디트는 지난해 7월 우크라이나의 우크르소츠뱅크 지분을 시장가격의 7배인 20억달러 이상을 주고 인수했다.
유럽은행이 자국에서 M&A될 경우 자산 가치의 1.5배 수준에서 가격이 매겨지는 것과 비교하면, 지나치게 자산가치가 과대 평가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 사모편드 관계자는 “신흥시장 매물의 가격이 갈수록 뛰고 있다”며 “거시경제 펀더멘털에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가격이 20~30% 더 상승한다면 거품이 심각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영윤 기자 dain6p@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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