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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아시아나, '물류 최강자' 깃발 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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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아시아나, '물류 최강자' 깃발 날린다

입력
2008.01.17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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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아시아나그룹이 17일 국내 최대 물류회사인 대한통운을 인수했다.

지난해 시공능력 1위인 대우건설을 인수한 데 이어, 1년 만에 물류 1위 기업인 대한통운마저 낚아 인수ㆍ합병(M&A) 시장의 ‘미다스(Midas)의 손’으로 떠올랐다. 법원의 최종 허가를 남겨두고 있지만,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는 한 최종 인수자가 될 게 확실시된다.

금호는 대한통운 인수로 ‘물류업계 1위’ 자리에 오른 것은 물론, 그룹이 강조해온 ‘글로벌 물류기업으로의 도약’에도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금호아시아나(자산 22조8,730억원)는 지난해 대우건설 인수로 물류 라이벌 한진그룹(자산 22조2,240억원)을 8위로 밀치고 재계 7위에 올라선 데 이어, 자산 1조5,000억원 규모의 대한통운을 인수함으로써 한진과의 격차를 더욱 벌리고 6위 GS그룹(25조1,360억원)에 바짝 다가섰다.

금호아시아나가 쟁쟁한 경쟁업체들을 따돌리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수 있었던 것은 박삼구 회장의 치밀한 인수 전략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박 회장은 다른 경쟁그룹 최고경영자들과는 달리 인수 의사를 공개 표명하는 등 대한통운 인수에 강한 집착을 보였다. 그룹 오너의 확고한 인수 의지는 정교한 컨소시엄 구성을 통한 과감한 배팅으로 이어졌고, 결국 대한통운 인수라는 큰 결실로 나타났다.

입찰 1년 전부터 인수작업을 해온 금호아시아나는 파산법원이 가중치를 높게 둔 비가격 부분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에게서 자금지원 확약을 받아냈다.

또 사학연금을 재무적 투자자로 끌어들이는 등 대우건설 인수 이후 자체 자금이 부족한 재무적 약점을 보완했다. 막판에 입찰을 포기한 농협과 효성, 유진자산운용(옛 서울자산운용)은 물론, 인수 의사가 전혀 없던 롯데까지 전략적 투자자로 끌어들이며 경쟁업체와 차별화를 꾀한 것도 큰 도움이 됐다.

금호아시아나는 대한통운 인수로 육ㆍ해ㆍ공을 연계한 종합 물류사업 전개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했다. 당장 타이어와 석유화학 등 그룹 내 제조회사는 대한통운의 물류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게 됐고, 대한통운은 자체 처리 물량 증가로 즉각적인 매출 증대가 가능해졌다.

또 대우건설과 금호건설은 그룹 내 물류 자회사들의 해외 진출에 따른 인프라(항만, 터미널, 물류창고 등) 건설 물량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사아나의 항공 화물과 대한통운의 육상 물류 연계를 통한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금호아시아나는 “이번 대한통운 인수로 항공, 물류, 육상을 모두 아우르는 명실공히 대한민국 최고의 물류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틀을 닦게 됐다”면서 “대한통운이 글로벌 종합물류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해외 물류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신규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대한통운, 택배 취급점 1만 개… 업계 최대 기업

대한통운은 지난해 매출 1조6,000억원을 올린 국내 최대 물류기업이다. 특히 육상운송에서 항만하역, 택배, 렌터카에 이르기까지 다각화한 사업영역은 업계 최고로 평가 받는다.

1930년 조선미곡창고회사로 설립된 대한통운은 국내에 42개 지점 및 지사, 1만여 개의 택배 취급점을 두고 있다.

직원은 총 4,200여명. 부산, 인천 등 전국 22개 무역항에 항만하역 사업장이 있으며, 국내ㆍ외에서 1만6,500여 대의 트럭과 중장비를 운영하고 있다. 전세계 200여 개 주요 도시를 연결하는 해외 영업 네트워크는 최대 자산. 여기에다 전국의 철도역과 고속버스터미널 주변 등 요지에 보유한 부동산 자산도 매력적이다.

국영기업으로 출발한 대한통운은 정부의 민영화 방침으로 1968년 동아그룹에 인수된 후에도 대형 국책사업을 맡아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1983년 모기업인 동아건설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리비아 대수로 공사에 참여했다가 큰 실패를 맞는다.

동아건설이 2000년 워크아웃 대상이 되자 지급보증을 섰던 대한통운도 2001년 6월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대한통운은 2004년 12월 독자적으로 리비아 대수로 공사를 수행했고, 2005년 7월 새 관리인으로 선임된 이국동 사장이 수 차례 리비아를 오가며 설득작업을 벌인 끝에 그 해 12월 예비완공증명을 따냈다.

대한통운은 리비아 정부의 최종 완공증명서를 받지는 못했지만, 서울중앙지법 파산4부가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매각 작업이 추진됐다.

전태훤 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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