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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 포인트가드의 모든 것/ 잘해야 본전·못하면 역적인 '야전 사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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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 포인트가드의 모든 것/ 잘해야 본전·못하면 역적인 '야전 사령관'

입력
2008.01.17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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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의 포수, 축구의 중앙 미드필더(플레이메이커), 농구의 포인트가드의 공통점은 다음 중 뭘까? ①자신보다 팀이 우선 ②잘해야 본전 ③감독의 분신.

① ② ③ 모두 정답이다. 포수, 중앙 미드필더, 포인트가드는 자신보다 팀을 우선시 해야 한다. 잘하면 당연한 것이고, 못하면 비난을 한 몸에 뒤집어쓴다. 코트(또는 그라운드)의 감독이기도 하다.

포수, 중앙 미드필더와 같은 포지션이 포인트가드다. 포인트가드가 잘하면 팀도 잘한다. 반대로 포인트가드가 흔들리면 팀도 흔들린다. 감독들은 “좋은 포인트가드 하나, 열 슈터 안 부럽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 최고의 3점 슈터 문경은(SK)은 “(김)태술이가 하라는 대로 한다. 태술이 수신호에 따라 위치를 잡아야 좋은 기회도 온다”고 했다. 신인 포인트가드 김태술은 자그마치 문경은의 연세대 13년 후배다. 하지만 코트에서는 김태술의 손가락 하나에 ‘삼촌뻘’ 선배가 이리저리 움직여야 한다.

포인트가드 유무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프로농구(KBL)나 여자프로농구(WKBL), 다 마찬가지다. 17일 현재 KBL 하위 세 팀과 WKBL 하위 세 팀의 공통점은 포인트가드가 신통치 않다는 데 있다.

지난해 준우승팀 KTF는 ‘총알 탄 사나이’ 신기성이 예전만 못한 게 올 시즌 부진(8위)의 큰 이유다. 신기성은 전형적인 포인트가드라기보다 슈팅가드를 겸하는 스타일이다. 동료들에게 찬스를 내주다 여의치 않다 싶으면 스스로 해결한다. 하지만 올해는 ‘신기성다운’ 플레이가 잘 보이지 않는다.

9위 모비스와 꼴찌 오리온스는 포인트가드라면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이다. 지난해 통합 챔피언 모비스는 통합 MVP 양동근의 군입대 공백이 잠실야구장만큼이나 크게 느껴진다. 오리온스는 김승현이 허리 부상으로 개막전 이후 석 달 가까이 자리를 비운 사이 감독은 경질됐고, 팀은 꼴찌로 곤두박질쳤다.

WKBL에서도 4위 국민은행, 5위 신세계, 6위 우리은행이 포인트가드 때문에 노심초사다. 국민은행은 베테랑 김지윤이 최근 체력저하와 컨디션 난조를 보이자 팀도 가라앉았다. 신세계는 신예 박세미가 잘해주고는 있지만 기복이 심한 게 미덥지 못하다. 그래도 세 팀 중에는 가장 낫다. 전문가들이 “4강 싸움에서 신세계가 다소 유리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도 박세미를 높게 평가하기 때문이다.

국민은행과 신세계는 그나마 행복한 편이다. 우리은행은 매 경기 주전 포인트가드가 바뀌고 있다. 16일 신한은행전에서는 스몰포워드 김은경이 포인트가드로 나서기도 했다. 박건연 감독은 포인트가드 때문에 속이 까맣게 탔다.

최인선 전 SK 감독은 “현대농구에서는 포인트가드와 슈팅가드를 겸하는 듀얼가드가 대세이긴 하지만, 포인트가드의 주된 임무는 역시 볼 배급과 원활한 경기운영”이라며 “포인트가드가 없다는 것은 감독 없이 농구를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유능한 포인트가드를 보유한 팀이 정규시즌은 물론이고 플레이오프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은 당연한 이치”라고 설명했다.

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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