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결론이 나올까.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8일 오전 10시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긴급 이사회를 개최한다. 현대 사태와 관련한 프로야구 8개 구단의 최종 방침이 결정된다는 점에서 이번 이사회 결과에 야구팬들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 KBO 신상우 총재와 7개 구단 사장들은 지난 16일 긴급 간담회를 갖고 “올 시즌에도 8개 구단으로 가자”는 대원칙만 다시 한번 확인했을 뿐, 현대사태를 해결할 구체적 방안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 이사회에서 논의될 것으로 보이는 세가지 가능성을 미리 점검해본다.
구원투수 출현
KBO와 8개 구단이 가장 바라는 방안이다. KBO 관계자는 17일 “오승환 같은 구원투수가 극적으로 나와 현대를 구원하는 것이 최고일 것”이라고 했다. KBO는 지난 11일 KT의 창단 포기 발표 후에도 꾸준히 몇몇 기업과 접촉하며 현대 야구단 매각을 추진했다. 그러나 KT가 그랬듯이 어떤 기업이 131억원의 부채가 있는 현대를 선뜻 떠안을지는 미지수다. KBO는 이사회에서 새로운 인수기업 발표 여부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있다.
구원투수를 새로운 기업으로만 국한시킬 필요는 없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와 범 현대가(家)도 후보군이다. 인수위에는 현대 출신 인사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현대의 한 고위 관계자가 지난달 대선 직전 이명박 당선인을 만나 도움을 요청했고, 당선인은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그룹 등 범 현대가도 상황에 따라 태도를 바꿀 여지는 있다.
관리구단 체제
현대 야구단의 운영 주체가 유니콘스에서 KBO로 바뀌게 된다. 관리구단이란 KBO가 현대 선수들을 팔고, 중계권료 등의 지원을 받아 운영비를 마련하는 것이다. 메이저리그에서는 몬트리올(현 워싱턴)이 이 같은 방식으로 연명한 사례가 있다. 하지만 그럴 경우 가뜩이나 가치가 하락한 현대 야구단은 사실상 껍데기만 남게 된다.
7개 구단으로 축소
KBO와 야구팬들은 상상하기조차 싫은 시나리오지만 현실은 현실이다. 현대 선수들은 나머지 7개 구단이 드래프트를 통해 흡수하고, 구단은 해체되는 것이다. 선수 60여명 중 잘해야 주전급 20명 정도만 구제될 수 있고, 나머지 40명과 직원들은 실업자가 된다. 일부에서는 7개 구단이 십시일반해서 올 시즌 현대의 운영비를 마련하자는 얘기도 나오지만, 131억원도 해결하지 못한 마당에 그 같은 결론을 끌어낸다는 것이 쉽지 않다. 구단의 재산권과 관련된 사안인 만큼 이사회가 아니라 구단주 총회에서나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다.
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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