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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학 감독 '태사기 시즌2' 구상중/ "태사기, 아직 못 푼 얘기 많아…태왕은 돌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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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학 감독 '태사기 시즌2' 구상중/ "태사기, 아직 못 푼 얘기 많아…태왕은 돌아옵니다"

입력
2008.01.17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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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우리 끝나지 않은 거지. 그래 마음속에선 끝나지 않은 거야.”

<태왕사신기> 마지막 장면의 촬영을 마친 김종학 감독은 ‘오케이’ 사인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스태프와 배우들을 한자리에 불러 모으고 이렇게 외쳤다. 기획부터 종방까지, 길었던 3년 여정이 마무리된 자리에서 그는 <태왕사신기> 가 끝나지 않았다고 소리쳤다.

작품성을 둘러싼 논란, 그리고 연말 시상식의 뜨겁던 스포트라이트가 차갑게 식은 지금에야 김 감독에게 의미를 물을 수 있었다. 지난해 교통사고 이후 수술의 그늘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지만 차기작 준비로 바쁜 겨울을 보내고 있는 김종학(56) 감독을 압구정동 그의 사무실에서 만났다.

“글쎄, 남들은 홀가분할 거라 말 하는데, 저는 끝났단 생각을 못합니다. 한국에선 방영을 마쳤지만 해외 마케팅은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셈이어서 우리에게 <태왕사신기> 는 아직 끝나지 않은 드라마입니다.” 그는 <여명의 눈동자> 와 <모래시계> 를 끝냈을 때만 해도 어깨가 가볍고 홀가분한 기분을 느꼈는데, <태왕사신기> 는 그럴 수 없었다고 했다. “원래 예상했던 만큼 품었던 얘기를 다루지 못했고, 그래서 아쉬움이 남기 때문에 진행중인 드라마라고 스스로 여기고 있습니다.”

<태왕사신기> 는 한국 드라마가 뛰어난 비주얼로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 준 역작으로 평가 받지만, 반면 흐지부지한 결말을 비롯해 극의 구성이 미비했단 비판도 거세게 들어야 했다. “처음엔 사전제작이 가능하다 믿었는데 시간상으로,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었음에도 결국 그러지 못했어요. 다른 드라마처럼 시간 맞추기에 급급했습니다. 하얀 도화지에 산맥을 그리려 했는데, 산 몇 개 그리다 끝난 것 아니냐는 아쉬움이 남죠. CEO로서의 태왕을 보여주겠다던 저 나름의 희망을 이루지 못하고 종국엔 드라마라기 보다 다큐멘터리에 가까운 작품으로 서둘러 이야기의 결말을 내렸어요.”

그의 이런 아쉬움은 <태왕사신기> 시즌 2의 제작 가능성을 키웠다. 김 감독은 시즌 2의 제작계획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마지막 회에서 담덕(배용준)이 빛 속으로 걸어 들어가 죽었다고 생각하는 시청자가 많은데, 다만 하나의 심볼이 사라진 것일 뿐 태왕은 죽지 않았습니다. 태왕이 살아있고 사신(四神)의 활약, 화천회의 야욕 등 맺어지지 않은 이야기들이 남아있어서 시즌 2를 계획하고 있어요. 이미 16~20회 분량의 대본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새롭게 출발하는 고구려 주변 국가들, 이들 속에서 사신과 함께 활약하는 담덕의 모습을 담게 되겠죠.” 김 감독은 “아직 정신이 멍해서 구체적인 제작스케줄은 꾸리지 못했고 좀 몸이 나아지면 그때 시즌 2에 대해 냉정하게 생각해 볼 예정입니다”고 덧붙였다.

그는 앞으로 드라마 제작에 머무르지 않고 본격적으로 영화산업에 뛰어들겠단 포부도 밝혔다. 올해엔 세계적인 프로듀서 테렌스 창(Terence Changㆍ오우삼 감독의 파트너)과 함께 할리우드 자본이 결합된 대형 영화제작 프로젝트를 구체화할 계획이다. “<모래시계> 를 끝내고 최민수, 이정재, 안성기 등과 <쿠데타> 란 영화를 만들려고 연기연습까지 마친 적이 있죠. 그런데 시나리오에 영 몸이 들어가지 않아서 그냥 접었어요. 그러다 드라마로 굳어졌죠. 이번엔 테렌스 창으로부터 먼저 영화제작에 대한 제안이 들어와 요즘 머리를 싸매며 아이템을 고민 중입니다. 한국을 비롯해 일본, 중국 등 범 아시아적인 얘기가 녹아있는 스토리를 구상하고 있어요.”

김 감독은 한국 드라마 산업의 나아갈 길을 묻는 질문에 “차별화”라고 단호히 말한다. “한류가 독이 된 점이 있어요. 드라마가 돈이 된다며 <겨울연가> 아류작들을 쏟아냈고 이내 해외의 한국 드라마 팬들이 실증을 느꼈죠. 그것도 모르고 드라마 제작자들은 쉽게 가는 길로 패턴이 정해진 작품을 뚝딱뚝딱 만들어서 시장에 내놓는 실수를 범했어요. 이러다간 방송사, 외주제작사 다 공멸합니다. 변화 없이는 끝장입니다.”

양홍주 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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