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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여수 실종선원 찾아라" 특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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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여수 실종선원 찾아라" 특명

입력
2008.01.17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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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턴 브라이트호 실종 선원을 찾아라.”

17일 오전 11시께 전남 여수시 삼산면 거문도 동쪽 20마일 해상. 지난달 25일 화학약품선 이스턴 브라이트호가 침몰한 이 곳 해역이 갑자기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해군의 잠수함 전문 구조함인 청해진함(4,300톤급)이 2.5㎙ 높이의 파도를 뚫고 닻을 내리며 실종 선원 수색작업이 나섰기 때문이다.

해군은 이날 심해잠수사를 투입, 선체 내부 수색에 나설 예정이었지만 기상악화로 함정 고정작업에만 6시간 넘게 걸리는 바람에 다음날로 미뤄야 했다.

‘바다의 119’로 불리는 해군 해난구조대(SSU)에 ‘실종선원 수색’의 특명이 떨어졌다. 말 그대로 침몰 선박 내에 있을지 모를 실종 선원들을 인양해 가족들에게 인도하라는 명령이다.

현재 침몰선박의 실종 선원 14명 중 5명은 숨진 채 발견됐지만 나머지 9명의 행방은 묘연하다. 사고 선박회사인 NHL개발㈜측은 실종 선원들이 선체 내부에 갇혀 있을 것 보고 민간 구난업체를 동원, 탐색작업을 벌였으나 성과를 거두지 못하자 해군에 선체수색을 요청했다.

이에 해군은 18일부터 최정예 특수부대인 해난구조대 요원 41명을 투입해 선체 내부 탐색작전을 벌일 계획이다. 바다 속 100㎙까지 내려가 침몰선박이나 잠수함을 인양하고 인명을 구조하는 해난구조대의 명성은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서해 훼리호선체 및 사망자 인양(1993년 10월)은 물론 동해 앞바다 북한 잠수정(98년 6월), 서해교전 침몰 참수리호(2002년) 인양도 모두 이들의 손으로 이뤄졌다.

이번 심해 잠수에는 잠수병 예방을 위해 헬륨 혼합기체로 호흡하는 포화잠수(飽和潛水)요원 9명이 3인 1조로 구성돼 작전을 벌인다. 이들 해난구조대 요원들은 침몰선박이 가라앉은 수심 67㎙의 심해에서 버틸 수 있는 기압 조절 능력 등 특수신체검사를 통과한 ‘최고 중의 최고’다. 이들은 1시간가량 잠수하면서 선체 내부 수색작업을 벌일 계획이다.

하지만 해난구조대 요원들의 뛰어난 심해잠수능력에도 불구하고 선체 탐색작전이 성공할지는 불투명하다. 사고해역의 해난구조 여건이 역대 최악이기 때문이다.

실제 수심 67㎙지점에 가라앉은 사고선박은 좌측으로 70도 기운 채 7㎙ 가량의 뻘 속에 박혀 있고 선박 주변의 심해 조류도 2~4노트로 거세 잠수도 하루에 1, 2차례 밖에 할 수 없을 정도다. 더구나 수중 시계(視界)도 ‘제로(0)’여서 ‘봉사 문고리 잡기식 수색작업’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선사 측은 사고 발생한 달이 다 되도록 질산 2,129톤이 실린 사고 선박의 선체인양 여부는 물론 인양방법도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한편 여수 해양경찰서는 사고 선박이 강풍과 높은 파도에 복원력을 잃자 이를 바로 잡으려고 조타 방향을 급하게 바꾸면서 파도에 휩쓸려 침몰했을 것으로 보고 해난구조대에 조타키의 자동 및 수동변환 여부 등 항해 장비에 대한 조사를 의뢰했다.

여수=안경호 기자 k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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