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까지 胡발언록 검토 '정성'
이명박 당선인의 특사로 중국을 방문 중인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17일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을 갖고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양국이 긴밀하게 협력하기를 바란다”는 이 당선인의 뜻을 전달했다.
박 전 대표는 후 주석과 북핵 문제, 새 정부의 중국 정책 등 양국 간 현안에 대해 폭 넓게 의견을 나눴다. 박 전 대표는 특히 16일 주중 한국 기업인들과의 간담회에서 건의된 애로사항에 대해 후 주석에게 지속적 관심과 협조를 요청하며 이 당선인의 세일즈 외교를 도왔다.
그는 또 “한중 관계 증진을 위해 본인이 각별히 신임하는 박 전 대표를 특사로 파견한다. 가까운 장래에 후 주석과 만나길 기대한다”는 내용의 이 당선인 친서를 전달했다.
박 전 대표는 당 대표 시절이던 2005년 중국을 방문, 후 주석과 회동을 가진 적이 있어 이날 30여분 간 진행된 회담은 시종 화기애해한 분위기였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새벽까지 후 주석의 최근 발언록과 중국 정부의 대외 정책 등에 대해 꼼꼼하게 검토하며 회담에 공을 들였다는 후문이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앞서 중국 여성 지도자 중 최고위직인 구슈렌(顧秀蓮) 중화전국부녀연합회 주석 겸 전국인민대표대회 부위원장과 만나 “양국은 유례없는 짧은 기간에 관계를 비약적으로 발전시켜 왔다”며 “새 정부 들어서도 긴밀하고 우호적인 관계가 격상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중국에서 여성 최초로 성장(省長ㆍ도지사)을 지낸 입지전적 성과가 있으며,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중국을 놀라게 한 사실을 잘 알고 있다”고 했고, 구 부위원장은 “유명한 여성 지도자인 박 전 대표가 특사로 온 것은 이 당선인이 한중 관계를 높이 평가한다는 의미”라고 화답했다.
박 전 대표는 이어 탕자쉬엔(唐家璇) 외교담당 국무위원, 양제츠(楊潔) 외교부장 등 중국 대외 관계를 총괄하는 고위급 지도자들과 잇따라 회동을 가졌다. 박 전 대표는 18일 베이징 올림픽 주요 시설을 돌아보고 왕자루이(王家瑞) 공산당 대외연락부장과 오찬을 한 뒤 19일 귀국할 예정이다.
베이징=김광수 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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