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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물 때면 '진주 펀드'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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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물 때면 '진주 펀드'가 보인다

입력
2008.01.17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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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을 이기는 장사는 없다. 시장의 흐름에 순응하라’는 말은 증시의 불문율이다. 아무리 기업 실적이 좋고 내재가치가 높은 종목과 펀드라도 시장 전체가 죽을 쑤고 있으면 독야청청하기 힘들다.

하지만 뒤짚어 보면 조정장 만큼 내실 있는 펀드를 선별하기 좋은 시기도 없다. ‘썰물 때가 되면 누가 발가벗었는지 드러난다’는 워런 버핏의 격언대로, 조정장에서는 펀드들의 실체가 속속들이 드러난다.

전문가들은 기존 투자자들은 조정장을 이용해 너무 지나치게 자산이 편중됐다면 자산 재분배의 기회로, 신규 투자자들은 효자 노릇을 할 펀드를 고르는 계기로 삼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 국내펀드

최근 1개월간 펀드 수익률로 보면 중소형 가치주 펀드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중소형 가치주 펀드는 지난해 상반기 반짝 상승하다 대형 성장주에 바통을 넘겨 주고는 한동안 힘든 세월을 보내야 했다.

하지만 최근 조정장에선 ‘유리스몰뷰티’와 ‘한국밸류 10년 장기투자 주식’ 펀드가 수익률 상위권에 이름을 올려 놓는 등 남다른 맷집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편입 종목들이 내재가치에 비해 저평가돼 있는데다 주가 변동성도 적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주식형 펀드의 ‘주포’는 대형 성장주 펀드가 돼야 하겠지만 위험 분산 차원에서 중소형 가치주 펀드를 편입하는 게 좋다고 지적한다. 굿모닝 신한증권 이계웅 펀드리서치팀장은 “대형 성장주와 중소형 가치주 펀드는 시장 상황에 따라 상호 공백을 메워주는 만큼 성장주 일색의 가입자라면 중소형 가치주 펀드도 편입하는 게 좋다”고 지적했다.

■ 해외ㆍ섹터펀드

해외 펀드는 일단 신흥시장이 단연 눈에 띈다. 중국의 조정이 어느 정도 마무리 단계에 이르면서 상해 A시장에 직접 투자하는 ‘PCA차이나드래곤A쉐어 주식 펀드’가 순수 주식형 펀드 중에서는 1개월 수익률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어 ‘미래에셋말레이시아디스커버리’, ‘미래에셋인디아디스커버리’ 펀드의 순이다.

이들 신흥시장이 세계증시의 동반 추락에도 고군분투하고 있는 것은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충격파에서 한발짝 비켜 서 있기 때문이다. 역설적이게도 대형 투자은행들이 시장 미성숙을 이유로 투자를 꺼린 게 득이 된 셈이다.

섹터 펀드 중에서는 ‘기은SG골드마이닝’주식형 펀드가 1개월 수익률이 16%에 달하는 등 원자재 펀드가 위력을 보여주고 있다. 일단 달러 약세로 원자재 가격이 오른 데다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수요가 급증한 데 따른 결과로 보인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기업이 원자재 값 상승을 곧바로 제품에 반영할 수는 없다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조완제 삼성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투자 대상이 다양한 자원으로 분산된 펀드가 위험 관리 차원에서 좋고, 섹터 펀드인 만큼 투자의 주가 돼서도 안 된다”고 조언했다.

안형영 기자 truestor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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