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박세일 서울대 교수가 이끄는 민간 싱크탱크인 한반도선진화재단(이하 선진화재단) 소속 인사들이 상당수 참여해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어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선진화재단이 10년만에 들어선 우파 정권의 사실상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적지 않다. 일각에선 미국 공화당에 이념과 정책방향을 제시하는 해리티지 재단을 떠올리기도 한다.
우선 인수위 외교통일안보분과와 경제1분과 인수위원에 발탁된 현인택 고려대 교수(정치외교학)와 이창용 서울대 교수(경제학)가 선진화재단 소속이다. 현 교수는 재단이사를 맡고 있고, 이 교수는 재단 소속 선진화싱크탱크 경제살리기팀장이다.
정부혁신ㆍ규제개혁 태스크포스(TF) 자문위원인 김관보 가톨릭대 교수(행정학)는 선진화재단의 정부개혁연구소장이다. 그는 선진화재단이 발간한 ‘선진정부 개혁-중앙정부 조직개편’의 대표 집필자로서 인수위가 야심차게 추진한 정부조직 개편안 작업에 깊숙이 간여했다.
외교통일안보분과 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인 남성욱 고려대 교수(정치외교학), 홍규덕 숙명여대 교수(정치외교학)는 각각 선진화싱크탱크 대북ㆍ통일팀장, 외교안보팀장이다. 두 사람은 이명박 당선인의 외교안보 분야 핵심 자문 그룹으로, 입각 대상자로도 거론된다. 같은 분과 자문위원인 이교관씨는 선진화재단 정치외교연구소장이다. 이씨는 재단 사무처의 정책기획실장도 역임했다. 인수위 당선인 비서실의 김인규 공보팀장은 김관보 교수과 함께 선진화재단 9인의 기획위원 중 한 명이다.
선진화재단에서 바로 들어온 케이스는 아니지만, 정부조직개편 TF팀장을 맡았던 박재완 의원과 인수위 사회교육문화 분과 위원인 이주호 의원은 2004년 총선 당시 한나라당 비례대표 공천을 거의 전담했던 박 교수가 발탁한 인물들이다.
이 뿐 아니라 차기 정부가 국정철학으로 제시한 ‘선진화’나 ‘신발전체제’ 개념이 박 교수의 작품이라는 것은 앞으로 선진화재단이 정책분야에 미칠 영향력을 가늠케 한다.
이에 대해 선진화재단측은 집권세력을 위한 싱크탱크가 아니라 미국의 브루킹스연구소처럼 공익점 관점에서 정책대안을 제시하는 독자세력으로 봐달라고 주문한다.
박 교수는 “재단의 첫번째 원칙이 정책 전문성이고, 둘째가 정파적 중립성”이라며 “인수위 참여는 개인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재단과는 상관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선진화재단이 결국 이명박 당선인의 개인 싱크탱크인 국제정책연구원(GSI)과 바른정책연구원(BPI)과 함께 차기 정부의 중요한 인재풀이자 정책 방향의 바로미터가 될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다.
김영화 기자 yaah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