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몰 위기에 빠진 ‘유니콘스호’를 살리기 위한 각계의 온정이 봇물 터지듯 밀려들고 있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는 15일 오후 서울 서교동 협회 회의실에서 현대 유니콘스와 관련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프로야구 전 선수단이 10억원을 모으기로 했다”고 밝혔다.
선수협 손민한 회장은 “현대 인수 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바라는 마음에서 전 선수단이 고통을 분담하기로 했다”며 “선수단 연봉 총액이 300억여원이다. 10억원은 1차적인 목표일 뿐 그 이상도 모을 각오가 돼 있다”고 말했다. 기금 충당방법으로는 선수들의 모금과 올스타전 개최, 선수 사인회 등이 고려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전달 대상과 전달 시기 등은 추후 논의를 거쳐 결정될 예정이다.
손 회장은 현대 주장 이숭용과 함께 발표한 호소문을 통해 “프로야구 창설 이래 가장 큰 위기를 맞았다. 7개 구단으로 줄어든다면 단순히 현대 만의 문제로만 끝나지 않을 것”이라며 “각 구단은 대승적인 차원에서 신생 참가 기업의 프로야구 창단을 조건 없이 지지해줄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이숭용은 선수협의 10억원 모금 결정을 듣고 참았던 눈물을 터뜨리며 “선수들의 결정에 너무 고맙다. 나를 포함한 현대 선수단 전원이 연봉을 포함한 모든 권한을 KBO에 일임하겠다”고 화답했다. 이숭용은 “7개 구단으로 간다는 사실은 생각해본 적도 없다”며 “하루 빨리 이번 사태가 해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숭용과 손민한을 비롯해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정민태 전준호 김동수 김수경 장원삼 등 현대선수단은 회견을 마친 후 도곡동 야구회관을 방문, KBO 하일성 사무총장을 만나 자신들의 의견을 전달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 팬 대표로 참석한 박정현씨는 “‘유니콘스에 희망의 뿔을’(cafe.naver.com/again00unicorns)이라는 온라인 카페를 개설하고 200억원 모금 운동을 전개한다”고 밝혔다. 박 씨는 “100만명이 2만원씩만 모으면 200억원이 된다. 이 돈으로 한 해 동안 구단을 운영하면서 새로운 인수 기업을 찾으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허재원 기자 hooa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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