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화문만 제대로 작동했어도 33명은 살 수 있었을 텐데….”
40명의 희생자를 낸 경기 이천 냉동창고 화재 참사는 화염과 유독가스 확산을 막아주는 방화문이 전혀 작동하지 않는 바람에 피해가 커진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경찰청 수사본부(본부장 박학근 2부장)는 15일 “코리아냉동 측이 오작동시 작업하는 데 불편하다며 방화문과 스프링클러, 비상벨 등을 수동 작동으로 조작했다”며 “이로 인해 19호 냉동실과 1호 냉동실 사이 통로에 설치된 방화문이 작동하지 않아 화재가 참사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소는 방화문에는 화염, 가스감지센서가 달려 있어 화재 발생시 1분30초 내 방화문이 자동으로 내려오며, 일단 작동하면 1시간 이상 화염을 견딜 수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방화문이 제대로 작동 했다면 방화문 밖 14-25 냉동실과 기계실에서 작업하던 33명이 대피할 수 있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은 또 “1차 감식 결과 불이 처음 난 곳은 피해가 가장 컸던 기계실이 아니라 13호 냉동실로 추정된다”며 “이 냉동실 복도에서는 배관에 보온덮개를 씌우는 작업만 해 정확한 화인을 밝히는 데는 수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수사본부는 방화벽을 수동 작동토록 조작해 40명을 숨지게 한 혐의(업무상 중과실치사상 등)로 코리아냉동 현장총괄소장 정모(41)씨, 냉동설비팀장 김모(48)씨, 현장방화관리자 김모(44)씨 등 공사책임자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코리아냉동 대표 공모(47ㆍ여)씨에 대해서는 인허가 비리 등 추가 조사를 거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희생자 가운데 이날 현재까지 34명의 신원이 확인됐으며 18명이 유족들에게 인도됐다.
이범구 기자 goguma@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