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를 방문한 주부 A씨가 매장 입구에서 쇼핑카트 단말기에 멤버십카드를 대자 터치스크린 방식의 모니터에 와인 등 오늘 쇼핑할 목록이 떠오른다. 집을 나서기 전 웹사이트에 접속해 작성한 리스트다.
모니터의 매장 지도에서 상품 위치를 확인한 뒤, 입구에서 가장 가까운 청과 코너를 거쳐 와인 진열대로 이동한다. 선반에서 와인 1병을 꺼내자 진열대의 대형 LCD모니터에 '무똥까떼 레드ㆍ프랑스ㆍ2만5,900원…' 등 와인 산지, 특징 등이 상세히 뜬다.
계산대를 지날 때도 카트에서 물건을 일일이 꺼낼 필요 없이 그냥 통과한다. 계산원이 카트 고유번호를 입력하니 카트에 담긴 상품과 구매금액이 금방 계산대 단말기에 나타난다. 이제 신용카드만 내면 쇼핑 끝이다.
카트만 밀고 다니면 상품 구입부터 계산까지 척척 다 되는 '꿈의 쇼핑'은 언제쯤 가능해질까.
이마트는 16일 서울 수서점에 바코드를 대체할 RFID(무선 주파수 인식) 기반의 '스마트 카트'를 도입한 미래형 매장을 선보였다.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이 스마트선반, 키오스크, 전자쇼카드와 같은 RFID 기술을 일부 점포에서 시범 운영했으나, 고객이 쇼핑의 전(全) 단계에서 RFID 기술 환경을 연중 상시적으로 체험하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마트의 '스마트 카트'는 RFID 리더기, 바코드 리더기, 터치스크린 방식의 LCD모니터를 장착, 고객이 쇼핑목록 검색부터 상품 위치와 정보 확인, 구매 상품 및 금액 계산까지 실시간으로 할 수 있다.
그러나 100% 완벽한 RFID 쇼핑 환경은 아니다. 윤현동 이마트 재무담당 상무는 "RFID 전자태그 가격이 많이 떨어졌으나 바코드를 대체하기엔 비싸고(150~1,000원) RFID 태그 부착은 제조업체의 몫이기 때문에, 현재로선 모든 개별상품에 RFID 태그를 붙이지 못하고 바코드와 공존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마트가 현재 사용하는 방법은 카트의 RFID리더기를 상품 진열대에 부착된 '제품안내' 전자태그에 갖다 대면 진열대 모니터에 해당 상품의 산지, 생산자, 가격, 특징 등의 상세 정보가 나타난다.
이마트 수서점의 경우 전체 진열상품 1,500개 중 150여 개가 RFID로 인식된다. 또 고객이 상품을 카트에 담을 때 바코드 리더기에 스캔 하면 사이버 장바구니에 구매 상품과 금액이 자동으로 계산되고, 결제 완료를 선택하면 상품 구매 정보가 계산대로 전송된다.
실제 청과코너에서 마늘 진열대에 붙은 전자태그에 리더기를 갖다 대니 '토종 의성마늘, 40개/망, 9,800원, 우일농산영농조합법인 제조' 등의 정보가, 브로콜리에 접촉하니 두부브로콜리볶음 조리법 등이 카트 모니터에 떴다.
계산대에 도착해서도 계산원이 카트 고유번호를 입력하자 결제 금액이 단말기에 즉시 나타나 카트에서 상품을 꺼내지 않고 그대로 통과할 수 있었다.
하지만 RFID 기술이 바코드를 완전히 대체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제조업체 입장에선 RFID가 바코드보다 훨씬 비용 부담이 큰데다 개인정보 유출 논란이 제기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문향란 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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